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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 저평가 … 변호사는 과대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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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사서(司書)는 저평가, 변호사는 고평가됐다."

최근 '올해 미국의 유망 직종'리스트를 발표한 유에스 뉴스 & 월드 리포트가 내린 결론이다. 언뜻 봐서는 디지털 시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서는 유망 직종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반면 대표적 선호 직종인 변호사는 '과대평가 직종'으로 분류됐다. 이는 해당 직종의 급여, 사회적 지위와 함께 수련기간, 내부 경쟁, 삶의 질도 감안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경제 흐름과 직업 트렌드 등을 고려해 이 잡지는 25개 유망 직종을 선정했다.

유에스 뉴스 & 월드 리포트는 "변호사나 광고회사 임원의 업무는 밖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지루한 편"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대부분의 변호사는 TV에서처럼 비싼 양복을 입고 법정에 나가는 대신 연간 2000시간을 서류에 파묻혀 지낸다"며 유망직종에서 제외했다.

반면 사서는 디지털 시대의 정보 홍수 속에서 갈수록 중요해질 '정보 나침반'역할을 하고 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잡지는 직업 선택에도 '웰빙'이 강조되는 경향을 감안해 "경쟁이 심하지 않고 근무 환경이 쾌적한 것도 사서직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직종 간 희비를 가를 결정적 요소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처럼 보청기를 사용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늘어나면서 청각 치료사가 유망 직종으로 꼽혔다. 25개 유망 직종 중 9개가 건강.의료 분야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분야의 대표 주자는 역시 의사지만 수련 기간이 길고 복잡한 의료 법규에 시달려야 한다는 단점이 지적됐다. 잡지는 그 대안으로 검안사.의료보조인 등을 제시했다.

공무원과 교육 종사자는 높은 직업 안정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 평생 교육의 환경이 갖춰져 있고 상대적으로 근무 여건도 여유 있는 대학 행정직과 교수직이 유망 직종으로 뽑혔다.

한때 각광 받던 웹사이트.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더 이상 유망 직종이 아닌 것으로 분류됐다. 이런 인력을 인도와 중국 현지에서 조달해 쓰는 기업들이 늘면서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성직자와 경영컨설턴트 등은 해외 아웃소싱이 어렵다는 점에서 유망 직종으로 꼽혔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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