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동포-군부대 첫 자매 결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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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국강토의 숨결을 그리는 재미교포와 최전방에서 이 국토를 지키는 청성 부대가 자매로서의 연을 맺습니다.』
16일 경기도 포천군 중부전선 육군 7393부대 연병장에서는 창군 사상 처음으로 군부대·해외동포간의 자매 결연 식이 거행됐다.
이날의 결 연은 20여 년 동안 군부대에서 개인 위문활동을 해 온「국방 할머니』안근씨(75)가 올 초 로스앤젤레스 은혜 한인교회(당 회장 김광신 목사·56)를 찾아가「선교사업의 눈을 고국에 돌려 보라」고 권유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방한 단 30명과 3천여 신도의 정성어린 위문 금을 마련한 은혜교회 측은 이 달 초 국방부에 부대선정을 의뢰했던 것.
이 부대는 6·25동란 중이던 50년 10월26일 최초로 압록강물을 수통에 담아 이승만 대통령에게 보낸 적이 있기 때문에 해외동포들의 통일염원을 고려해 특별히 선정됐다.
김 목사는『조국이 우리의 마지막 안식처라는 생각을 잊은 적이 없는데 이제서야 자그마한 정성을 쏟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20인치 컬러TV 30대, 인터 콤 2대 등 2만 달러 어치의 위문품을 전달했다.
귀국과 동시에 15일 밤이 부대로 와 고국에서의 첫날밤을 지낸 방문단은 수색대대 사병들과의 식사, 제2땅굴 견학, 민통선 내 관측 대 방문, 종교 부흥회 등으로 이어지는 2박3일간의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시종 흐뭇한 표정이었다.
점심시간에는 특히 60년대 KBS의 유명 스포츠 아나운서로 LA기독교 방송국장인 이광재씨(59), 70년대 4중창단 블루벨스 멤버였던 서양훈 장로(55)가 즉흥 위문공연도 벌였다.
LA 3대 교회의 하나인 은혜 교회측은 매년 두 차례 위문 행사를 갖는 한편 장병들을 미국으로 초청키로 했다. 【포천=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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