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시아주둔군 감축/고르비 일 의회 연설/북방섬 반환엔 난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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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소 정상 3시간 1차회담
【동경=방인철특파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역사적인 4일간의 일본 방문을 위해 16일 오전 동경에 도착,가이후(해부) 일본 총리와 이날 3시간동안의 제1차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의 현안인 영토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일소간의 냉전관계를 종식시키기로 합의한데 이어 일본방문 이틀째를 맞아 17일 일본 중의원에서 아시아 안보에 관해 연설하고 이 지역에 배치한 소련군의 감축을 다짐할 것으로 보인다.<관계기사 2,3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연설문 초안에 따르면 그는 아시아지역의 소련군 축소를 약속하고 이 지역 국가들의 해군력 감축을 제안하는 한편 소련·미국 및 일본간의 지역회담과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지역국가들간의 협력회의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련 지도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16일 저녁 아키히토(명인) 일왕이 베푼 공식 만찬에서 『소련은 시베리아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사망한 수만명의 일본 전쟁포로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고 말함으로써 공식적인 사과에는 못미치지만 양국간의 역사적인 원한관계를 종식시키기 위한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이에 앞서 열린 제1차 정상회담은 일본 북방 4개섬을 둘러싼 영토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가이후 일 총리는 이 섬들에 대해 소련이 일본의 주권을 인정하는 대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시기가 성숙했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소련측은 일본 북방 4개섬 가운데 하보마이(치무) 시코탄(색단) 등 2개섬 반환에는 크게 난색을 표하면서 앞으로 영토문제를 계속 협의하자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한 소식통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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