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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효조 LG 이광은 노장투혼 "활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져 갈 뿐이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체력과 기량이 전성기를 지나고 있는 장효조(35·롯데), 이광은 (36·LG)등 노장들이 오랜만에 이름 값을 했다.
장은 12일 부산 홈 경기에서 빙그레 투수 장정순을 통타, 올 시즌 첫 만루홈런을 뿜어내 팀의 승리(10-5)를 주도했고 이도 잠실 해태와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던 9회 말 역전 결승 2루 타를 폭발시켜 일거에 전세를 뒤집는 수훈을 세웠다.
올 시즌 초반 타격부진으로 6, 7번까지 내려온 두 선수는 이날 한방으로 고개를 들었다.
특히 지난 83년 프로에 입단, 89년까지 7년 연속 3할 대의 타격을 과시하며「타격의 천재」라는 닉네임을 얻었던 장은 지난해부터 하강곡선을 그려 타율이 2할7푼으로 내려가자 은퇴까지 고려했었다.
강병철 감독의 만류로 심기일전한 장은 혹독한 동계훈련의 보람도 없이 초반 12타수2안타로 부진에 빠졌다가 이날 만루홈런포함, 4타수3안타를 폭발시켰다.
동병상련의 처지이던 이광은도 시범경기에서 반짝해 오른쪽 대포가 절실한 백인천 감독의 기대를 부풀게 했으나 18타수1안타로 침묵, 후배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야 했다.
프로야구 창단 멤버인 이는 투수, 내·외야수 등 전천후선수로 활약하며 통산 2할8푼5리 (홈런85개)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전주에서도 OB의 고참 김광수(32)가 7-7 동점이던 8회 초 안타를 때리고 도루까지 감행, 끝내 결승득점을 올리는 묘기를 보여 OB가 쌍방울에 9-7로 승리, 4연승의 기쁨을 누렸다.
또 태평양은 대구원정경기에서 삼성을 17안타로 맹 폭, 14-4로 대승했다.

<1승 남기고 발목잡혀>
통산 5백 승과 4백 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빙그레 김영덕 감독과 삼성 김성근 감독이 1승씩을 남겨 두고 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김영덕 감독은 4백99승을 올리고 내리 6연패, 꼴찌로 처져 탈 꼴찌가 급선무.
한편 김응룡 해태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4백 승 기록을 눈앞에 둔 김성근 감독은 11일 패기의 쌍방울에 덜미를 잡힌 데 이어12일 대구에서 태평양 박정현의 투구에 말려 대패.

<만루홈런 통산 81번째
장효조가 터뜨린 만루홈런은 올 시즌 1호이자 프로통산 81번째.
장의 이번 만루홈런은 84년 5월22일 구덕경기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부산경기(당시 삼성소속)에 이어 자신으로서는 통산 두 번째.
현재 만루홈런 1위는 4개의 김성한(해태)이며 유두열(롯데), 박승호(삼성), 유승안 김동기가 각각 3개.
장의 만루홈런은 86년 사직구장 개장이래 일곱 번째.
만루홈런이 가장 많이 쏟아진 해는 지난 시즌으로 총 18개가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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