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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건교 "국민신뢰 되찾자" 조양호 회장 "흔들리지 말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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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정해년(丁亥年)을 맞아 경제 관련 부처 장(長)들이 보내온 신년 메시지의 골자다. 새해에도 북한 핵문제와 가계 부채, 고유가와 원화 강세 등 경제의 난제들이 여전히 쌓여 있다.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해인 만큼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할 위험성도 크다. 정부 정책 책임자들이 신년사에 밝힌 '신뢰 회복'과 '정책 일관성 유지' 약속이 더 소중한 한 해이기도 하다.

◆ 거시경제=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올해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가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이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재정 조기집행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사업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부동산=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부동산 문제도 전문가가 없어서가 아니라 정책이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 장관은 이 같은 반성을 토대로 삼아 "값이 저렴하고 질 좋은 주택을 조기에 다량 공급하는 것이 부동산 문제 해결의 핵심인 만큼 신도시 등 공공택지 물량의 조기 확대, 민간주택 건설 촉진 등을 차질없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각종 부동산 투기 억제정책도 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분양원가 공개 및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한 논의도 조속히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 농업 개방=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농업개방 협상에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충분히 반영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면서 "쌀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하고, 다른 민감 품목들도 다양한 양허안을 제시해 관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농가별로 소득 등을 파악하는 농가등록제를 시범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 금리=한국은행은 올해 돈줄은 조이되, 금리는 보다 유연하게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정책은 물가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실물경제의 개선 추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기가 지난해만 못할 것임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콜금리 목표치 인상에 한층 신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또 "가계 부채가 크게 늘어나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약해진 만큼 감시체제를 구축, 불안이 감지되면 신속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금융감독 정책=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 부채의 위험이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금융감독의 키워드가 '가계 부채'란 의미다. 이를 위해 "빠른 정책 대응을 통해 대내외 불안요인이 국내 금융시장에 확대되지 않게 하겠다"고 윤 위원장은 강조했다.

◆ 재계 신년사=산업계의 신년사는 올 한 해 어려움 속에서도 변화와 혁신의 자세로 경쟁력을 잃지 말자는 내용이 주류를 이뤘다.

롯데 신격호 회장은 임직원에게 인재 육성과 현장경영, 글로벌 경쟁력 등을 강조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주문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내년에 닥칠 국제유가 및 환율 불안정, 경기 부진, 수출 둔화 등을 걱정하면서도 "합리적인 경영환경을 조성해 어떤 외부의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세계 구학서 부회장은 "새해는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소비심리는 더 위축될 것이지만 회사 내 핵심 역량을 강화해 성장세를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한편 삼성.LG.현대차 그룹의 총수들은 2일 신년하례회나 시무식 등을 통해 올해 대내외 여건이 험난하겠지만 창의력과 도전정신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는 내용의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상렬.김준현.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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