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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파견임무 마치고 귀국-수송기 조종사 김영곤 중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걸프전에 파견됐던 국군의료지원단과 공군수송단이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10일 오후 전원 귀국했다.
이번 파견에서 특히 공군수송단은 월남전에서의 은마부대에 이은 두 번째 해외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 한국이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참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130수송기 조종사로 충무무공훈장을 받은 비행대장 김영곤 중령(42·공사21기)으로부터 수송단의 활약상을 들었다.
-이번 파견의 성과는 ▲그 동안 국내임무에만 익숙했던데서 탈피해 해외공수임무능력을 갖추게됐다는 점이 공군으로서는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의 중요한 부분인 군량 등 군수지원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이 생겼다.
이제는 조종사뿐만 아니라 항법사나 정비요원 등 모두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유사시 작전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
-미군과 연합작전을 했나.
▲그렇다. 수송단이 주둔하고있던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알 마인기지에는 미 공군 3개 대대와 우리의 1개 대대가 있었는데 미군들은 지형을 잘못 파악해 목적지를 바꿔가는 등 실수도 있었던 반면우리 수송단은 처음 접해보는 사막지대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실수나 착오도 없어 미군들도 모두 탄복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최고 초속40노트의 속도로 불어대는 모랫바람과 이라크의 유정에 대한 방화로 생긴 연기로 시계가 극히 불량해 힘들었으나 사고위험은 없었다. 특히 기름연기로 1만 피트 상공까지 거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시계0∼2분의1마일)였으나 비행전날과 출발당일 두 시간 이상씩 지형 및 기상분석, 비행정보자료연구 등 준비를 철저히 해 무사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특히 인상에 남는 작전은.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국경 동쪽에 있는 지점에 20여 차례에 걸쳐 다국적군의 무장병력·물자를 수송했는데 모래와 자갈로 된 비포장지대인데다 활주로길이가 5천 피트 밖에 안돼 애를 먹었다.
또 걸프전이 끝난 뒤 지난3일 쿠웨이트주재 우리대사관의 장비와 보급품을 실어 나른 마지막 작전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공항에서 쿠웨이트공항까지의 항로였는데 육로가 폐쇄돼있는 터라 우리 수송기의 태극마크를 보고 교민과 대사관 직원들이 감격해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뿌듯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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