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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안압검사 틈틈이 받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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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대한안과학회(이사장 홍영재)가 정한 '눈의 날'이다. 올해 주제는 녹내장(綠內障). 대한안과학회는 중견 연기자 유인촌씨를 '눈건강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전국 대학병원에서 녹내장 강좌와 무료검진을 가진다.(www.ophthalmology.org) 녹내장은 당뇨 망막증에 이어 한국인의 실명 원인 2위 질환. 전국적으로 환자만 90만여 명에 달하리란 것이 학회의 추정이다.

녹내장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늘어나 40세부터 1년마다 0.1%씩 발생이 증가하고 80대에 이르면 10% 정도가 녹내장 환자가 된다.

녹내장이란 여러 가지 이유로 안압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돼 마침내 시야가 좁아지다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시야의 주변부부터 암흑으로 변해 나중엔 마치 파이프로 세상을 바라보듯 시야가 좁아진다.

녹내장이 무서운 이유는 소리없이 진행하기 때문이다. 안압이 높아지고 시신경이 손상돼도 초기엔 거의 자각 증상이 없다. 시신경이 절반까지 손상돼도 시야는 정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시야가 좁아지는 현상은 시신경이 심각하게 손상된 뒤에야 나타나며 이 단계에 이르면 시신경을 다시 회복시킬 방법이 없다.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홍영재 교수는 "안압검사만 정기적으로 받아도 녹내장 환자 3명 중 1명은 시력을 잃는 불행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직장인 정기검진에서 제도적으로 안압검사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안압(眼壓)이란 안구 속을 채우고 있는 액체인 방수로 인해 생기는 압력. 비접촉 안압계를 이용한 안압 측정은 동네의원 안과에서도 손쉽게 하며, 아프지도 않고, 수 분 이내에 수천원 정도의 비용으로 할 수 있다. 여기서 이상이 발견되면 안과 전문의가 눈 속을 들여다보는 검사를 통해 시신경 손상 여부를 살펴보고 시야가 좁아졌는지 시야검사를 한다.

특히 눈에 외상을 입었었거나 백내장이나 당뇨를 오래 앓았던 사람, 스테로이드 안약을 만성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녹내장이 잘 생기므로 안압 측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안압이 정상이라도 마냥 방심해선 곤란하다. 드물지만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파괴돼 실명에 이르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있기 때문이다. 녹내장 치료의 기본은 방수의 배출을 증가시키거나 방수의 생성을 억제해 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시신경이 손상받지 않고 시야의 변화가 나빠지지 않을 정도의 안압인 '목표 안압'을 알아야한다. 목표 안압은 환자마다 다르며 의사의 진찰과 검사를 통해 결정된다. 초기 녹내장의 목표 안압은 17~18mmHg이고, 중기 및 말기 녹내장으로 갈수록 낮아진다. 안압을 떨어뜨리기 위해선 약물과 레이저.수술이라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선택은 검사를 통해 밝혀진 녹내장의 종류와 원인에 따라 한다.

가톨릭대 의대 성모병원 안과 문정일 교수는 "가장 흔하면서 증상이 없는 만성 개방각 녹내장은 약물 치료를, 갑자기 안압이 올라가 두통과 안구통을 특징적으로 호소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레이저 혹은 수술 치료를,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발생하는 선천성 녹내장은 수술을 먼저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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