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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훈장 받은 독림가 윤영학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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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나무는 산주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랍니다.』
올해 우수 독림가로 뽑혀 4일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윤영학씨(49·경남 창원군 진동면 진동리 209)는 『나무는 자녀 돌보듯 정성과 노력을 들인 만큼 잘 자라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면 소재지인 고향 마을에서 21년째 삼진 제재소를 경영해온 윤씨는 74년 봄 진동면 동전리 산472일대 임야 5천여평에 1천5백여 그루를 심은 것을 시작으로 한해도 거르지 않고 나무를 심었다. 26년간 1백90ha의 산을 사들여 이중 1백68ha에 47만6천2백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제재소를 경영하면서 비싼 수입목재 대신 우리나무를 쓸 수 없을까 생각해 나무심기를 결심했다』는 윤씨는 제재소에서 번 돈을 몽땅 나무 심는데 쏟아 부었다. 지난해에만도 3천만원을 나무 가꾸는데 투자했다.
윤씨의 산엔 심은지 15년 이상된 낙엽송 17만7천여 그루가 7∼8.5m 키의 재목감으로 자랐고 그밖에 편백 20만2천 그루, 잣나무·삼나무·오동나무·느티나무 등도 가지치기를 해줄 만큼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나무는 심은 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윤씨는 15∼20명의 인부를 고용, 벼·보리를 수확하는 기간인 20∼30일간을 제외하고는 연중 가지치기·간벌·비료주기 등 나무관리에 정성을 쏟고 있다.
85년 가을 성묘객들이 낸 산불로 야구방망이 굵기만큼 자란 편백·삼나무 10ha 2만여 그루가 단숨에 잿더미로 변해버렸을 때가 가장 가슴 아팠다는 윤씨는 이듬해 다시 잿더미를 뚫고 무성하게 자라는 나무를 보고 삶의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1남3녀 중 올해 대학에 진학한 외아들 병철군(20·경상대 농생물학과)이 아버지의 대를 잇기 위해 전공을 임학과로 바꾸겠다고 하고 있어 큰 힘을 얻는다고 자랑했다.
『나무는 심은 후 50년 이상 지나야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최근에는 인력부족·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제성이 떨어져 육림보다는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는 세대가 원망스럽다』는 윤씨는 『공단을 조성하듯 육림 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국가적 뒷받침 없이는 육림 사업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창원=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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