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고교 조정선수 “살신성인”/물에 빠진 동료 구하고 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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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눈보라 한강서 훈련하다 배 뒤집혀
지난달 31일 오후 4시10분쯤 서울 흑석동 동작대교 남단 교각밑 한강에서 조정연습하던 중대부고 조정선수 허균(17·2년)·김정필(17·2년)군 등 2명이 물에 빠진 다른 학교 학생을 구해낸 뒤 배가 뒤집히는 바람에 물에 빠져 숨졌다.
사고는 허군등이 탄 배옆에서 2인승 무타페어 조정연습을 하던 조세형군(17) 등 서울 광문고선수 2명이 탄 보트가 뒤집히자 허군등 5명이 이들을 구조,자신들이 탄 배에 옮겨 태우고 가다 배가 풍랑으로 뒤집히는 바람에 일어났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연습을 위해 동작동 원불교회관 앞에서 동작대교까지 갔다 돌아오던 중이었다.
물에 빠졌다 구조된 조군에 따르면 『이날 심한 풍랑때문에 우리들이 탄 배에 물이 차올라 전복되자 사망한 허군등이 탄 배가 다가와 구조했으나 잠시후 풍랑으로 다시 이 배에 물이 차오르면서 전복됐다』고 말했다.
나머지 5명은 배가 뒤집히는 순간 강변으로 헤엄쳐나와 무사했다..
중대부고 오세문 코치(31)는 경찰에서 『처음 출발직후 서로 무전기로 교신했으나 그 이후론 무전기작동이 안돼 기후가 안좋으니 돌아오라는 연락을 취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사체인양작업이 끝나는대로 오코치를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형사처벌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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