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지역 양극화 심해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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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정부의 섣부른 시장개입에 따른 정책실패, 그리고 500조원이 넘는 시중의 단기 유동자금이 대체 투자처를 찾지 못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의 과열현상이 지속됐다. 올 해 주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장래 아파트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대열에 동참,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급상승한 것은 소형 아파트 의무화 비율이 존속되는 데다, 신도시 공급물량의 대부분이 중소형이어서 상대적으로 대형의 희소가치가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의 가격 차이가 커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내년 수도권 입주물량 대폭 감소
내년 주택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평형별 가격 양극화, 전세시장 불안 등의 가격상승 요인과 종합부동산세 강화, 1가구 2주택자 양도세 중과, 금융규제 등의 가격하락 요인이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면에서 볼 때 대구·부산 등 지방 대도시는 공급물량이 너무 많아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반면 수도권은 정부규제의 영향으로 2004년 이후 공급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내년도 아파트 신규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2만3400가구로 올해(15만6500가구)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구는 3212가구, 서초구는 192가구로 올해보다 각각 50.9%, 94.7% 줄어들 전망이다.
따라서 서울과 경기권의 입주 물량 부족이 가격상승을 부추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수도권 지역은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낮기 때문에, 내년 초 전세 기간이 끝나는 아파트들로 인해 전세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다 종합부동산세 부과로 인해 세금 부담이 늘어난 다주택자들이 세금 인상분을 전세가격 인상으로 보충하거나 전월세의 형태로 전가시킬 가능성이 높아 시장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집값 약간 오를 수도
내년 주택시장은 고급주택의 수요 증가, 전세금 상승 압력, 선호지역 내 입주물량의 부족, 뉴타운 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 등으로 인해 가격상승 압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울과 경기권의 주택가격은 국지적으로 강보합세를 띨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실수요자 중 젊은층은 전세 기간이 끝나기 전이라도 교통이 편리하고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의 중소형아파트를 우선적으로 구입할 만하다. 신도시 분양이 본격화될 2008년 하반기에는 '청약가점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젊은층이 청약을 통해 자기 집을 마련하기는 더욱 힘들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비인기지역 내 중소형아파트 보유자는 가격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선별적으로 인기지역의 랜드마크나 대단지 아파트로 옮기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하는 게 좋다.
재개발 지분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 투자지분으로 몇 평짜리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는 지를 사전에 철저한 분석하는 게 중요하다.

프리미엄 최준호 기자
자료제공=신한은행
02-6731-8745, 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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