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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자 살인/동생 살해/처가 방화/혼수 구타/인륜 실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내연여인 죽인 뒤 딸까지/처자살인/두 언니가 막내를 목졸라/동생살해/재산문제로 다투다 불질러 장모 소사/처가방화/“열쇠 한개도 안가져왔다” 수차례 때려/혼수구타
인신매매·어린이 유괴 등 반인륜적 사회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부인과 재산권명의 이전문제를 놓고 부부싸움을 벌이던 남편이 집에 불을 질러 80대 장모를 숨지게 했는가 하면,20대 처녀가 결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정신박약환자인 동생을 목졸라 숨지게 했다. 대구에서는 국영기업체 직원이 결혼지참금이 적다는 이유로 부인을 폭행했으며,30대 가장은 내연의 관계를 맺던 여자와 여섯살된 딸을 목졸라 살해하는등 사회도처에 패륜·반인륜적인 범죄가 성행,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은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발전에 따라 공동체의식이 점차 사라져가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하고 도덕성 회복을 위해 온 국민이 나서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강화경찰서는 29일 처가에 데릴사위로 장가를 간 뒤 평소 부인과 재산명의 이전등의 문제로 부부싸움을 자주 벌이다 집에 불을 질러 80대 장모를 숨지게한 유양수씨(64·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401)를 현주조물 방화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씨는 27일 오후 8시쯤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오니 부인 고점순씨(59)가 저녁도 차려놓지 않고 외출하자 홧김에 헛간에 있던 휘발유통을 들고 불을 질러 노환으로 건넌방에 누워있던 장모 김태임씨(84)를 숨지게 한 혐의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29일 결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정신질환자인 여동생을 때려 숨지게한 이보경(23·여·인천시 도화3동 6의 1)·애경(31·인천시 학익1동 대동아파트 1동 615호)씨 자매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자매는 24일 오후 10시20분쯤 언니인 애경씨집 안방에서 TV를 보고있던 막내 여동생 덕경씨(20)를 플래스틱 빗자루 등으로 마구 때린 후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다.
이들 자매는 애경씨의 남편 신모씨(32·회사원)가 출장간 틈을 이용,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후 숨진 덕경씨의 사체를 건넌방에 4일간 보관해 오다 출장에서 돌아온 신씨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27일 오전 1시쯤 서울 면목4동 김모씨(49) 집에 세든 양대준씨(34·택시운전사)가 내연의 관계이던 박정례씨(31)를 목졸라 살해하고 고향인 충북으로 달아나 딸(6)까지 목졸라 살해한 뒤 자살을 기도하다 29일 경찰에 붙잡혔다.
양씨는 6년전 부인과 사별한 뒤 지난해 11월부터 이혼녀 박씨와 깊은 관계를 맺어오다 이날 박씨가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으면 돈을 달라』고 요구하자 격분,박씨의 목을 넥타이로 졸라 살해했다.
양씨는 그뒤 충북 진천군 초평면연 영구리 고향집으로 달아나 부모에게 맡겨 키우던 딸 혜숙양을 목졸라 숨지게 하고 자신도 대들보에 나일론끈으로 목매 자살하려다 실패,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달서경찰서는 29일 결혼예단과 지참금이 적다는 이유로 부인을 폭행한 이모씨(29·고속도로 관리공단직원·대구시 본리동)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입건,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1월초 결혼한 부인 김모씨(29·K여상 교사)가 결혼당시 전세금등 5천8백만원어치의 예단과 지참금을 가져왔으나 지난달 7일 『다른 사람들은 시집올때 열쇠 3개를 가져오는데 1개라도 가져왔느냐』며 부인을 때려 전치2주의 상처를 입히는등 수차례에 걸쳐 폭행한 혐의다.
◇김신일 교수(서울대 교육학과)=사회윤리가 파괴됐기 때문에 이같은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
사회윤리가 파괴됐다는 것은 우리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해야할 「공동체의식」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사회에 팽배하고 있는 물질만능의 「졸부근성」을 불식시켜줄 수 있는 도덕성이 회복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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