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관중 … '이게 얼마 만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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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일단 출발은 상쾌하다."

배구인들이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24일 공식 개막한 2006-2007프로배구가 출발부터 만원 사례를 이뤘기 때문이다.

김동준 한국배구연맹(KOVO) 홍보팀장은 "초반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조짐은 무척 좋다"고 반겼다.

공식 개막식과 함께 이날 현대캐피탈-삼성화재 전을 보기 위해 7300석 규모의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이 가득 찼다. KOVO 공식 집계로는 7650명이 입장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몰리면서 주차장은 일찌감치 '만차' 표지판이 세워졌다.

지난 시즌 서울에서 치러진 프로배구 중립경기 평균 관중 수는 2200여 명, 만석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개막전임을 감안해도 확 달라진 열기였다. KOVO의 전체 경기 일정 조정상 전날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LIG-대한항공, GS 칼텍스-도로공사의 경기에는 5000여 명의 관중이 들어왔다. LIG와 도로공사가 홈 구장으로 쓰는 박정희체육관의 지난 시즌 하루 평균관중은 1026명에 불과했다. 엄청난 증가세다.

프로배구 흥행의 일등공신은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선전이다. 아들.조카 등 7명의 가족과 함께 체육관을 찾은 김인수(46.회사원)씨는 "평소 축구.야구.농구 등도 좋아했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배구에 더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구단 측의 준비도 철저했다. LIG는 경기전 대형 전광판을 통해 1976년 금성배구단으로 탄생한 이후 구단의 역사를 담은 동영상을 내보냈고, 가수 손호영은 노래 공연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용병들이 가세하면서 팀간 실력이 엇비슷해진 점도 흥행에 플러스로 작용했다. 처음 배구장을 찾았다는 이성규(23.대학생) 씨는 "삼성화재가 독주하던 과거와 달리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치고 받는 모습을 보고 흥미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동준 홍보팀장은 "지난 시즌에 비해 경기 수는 1라운드가 줄었지만 전체 관중은 5만명 정도가 늘어난 20만 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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