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군 지천에 참게 풍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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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게를 잡으며 늦가을 정취를 만끽하세요."

충남 청양군 지천(之川)에서 금강 하구둑까지 금강 줄기에선 요즘 참게잡이가 한창이다. 충남도가 멸종 위기에 처한 참게 증식을 위해 금강변에 방류해온 어린 참게들이 성장해 하천을 누비고 있는 것이다.

참게가 많이 잡히는 곳은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칠갑산을 휘돌아 흐르는 청양 지천변이다.

칠갑산 아래 대치면 작천리와 장천면 중림리를 가로 지르는 10㎞ 구간 지천에는 밤마다 참게잡이를 위해 횃불과 전등을 비춰든 주민들로 성시를 이루고 있다. 현재 청양군에 참게잡이 신고를 한 주민은 43명이며, 이들은 하루 각각 10~15마리의 참게를 잡고 있다. 또 부여군과 서천군 금강하구둑 주변의 금강줄기에서도 참게를 종종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금강에 참게가 많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관광객도 참게잡이에 나서고 있다.

참게는 맨손으로 잡을 수 있지만 보통 통발 등의 어구를 사용해야 잡기 쉽다.

어구를 이용해 참게를 잡으려면 사전에 해당 시.군에 신고(위반시 과태료 1백만원)를 해야 한다.다만 맨손으로 잡고 싶으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가운데 청양군은 옛 정취를 살리기 위해 전통 참게 잡이 어구인 '참게막'을 설치했다. 참게막은 게의 생태적 특성을 이용한 포획 설비다. 대나무로 만든 길이 5m짜리 발과 원통형의 철골 구조에 이엉을 덮어 만든 움막(1평)으로 구성돼 있다.

참게는 강 상류에서 자란 뒤 벼가 익을 무렵인 9월부터 10월까지 산란을 위해 강 하류로 내려온다. 어둠을 틈타 하류로 내려가던 참게는 발에 걸려 게막 안으로 몰려들게 되며 사람은 이곳에 숨어 있다가 제발로 들어오는 게를 잡기만 하면 된다. 참게막이 설치된 곳은 남양면 금정리와 장평면 지천리 사이 지천줄기로 참게가 많이 서식하고 도로와 인접한 대치면 개곡리.작천리(2곳), 장평면 지천리, 남양면 온직리 등 5곳이다.

요즘 잡히는 참게는 몸통 크기가 5~7cm로 찌게나 게장용으로 적당하다. 참게는 마리당 7천~8천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밥도둑이라 불리는 참게장은 10마리에 10만원선에 팔리고 있다. 충남도와 청양군은 1996년부터 지금까지 금강변에 모두 1백20여만마리의 참게를 방류했다.

청양군 김동진 축산계장은 "청양군 지천변을 찾으면 특별한 어구가 없어도 참게를 잡을 수 있다"며 "참게잡이는 도시인들에게 독특한 농촌체험의 기회"라고 말했다.

청양=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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