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첫 국제 증권 결제 요원 자격|대우 증권 근무 김량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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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내년의 본격적인 자본 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 증권사들마다 국제화에 대비하느라 바쁘다.
시설 확충 등 준비할게 많으나 제일 급한 것은 바로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인력을 육성하는 일.
대우 증권 국제 영업부 국제 업무팀의 김량희씨(24)는 최근 스위스에서 AIBD(국제 채권 딜러 협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 여성으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국제 증권 결제 요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결제 업무를 비교적 단순 업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증시의 전반적인 상황과 상품 정보등을 정확히 파악할 때 비로소 신속하고 정확한 결제가 이뤄집니다. 자격증 취득은 바로 이러한 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국제간 거래에 있어서 공신력을 높여주는 일이기도 하죠』 현재 국내에서 국제 증권 결제 요원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김씨를 포함해 모두 14명. 자격증을 굳이 따지 않아도 업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국제화 시대에서 업무를 하려면 거의 필수적으로 갖춰야할 요건이 될 것이라고 한다.『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증권 계통에 여성 전문 인력이 적지만 외국, 특히 유럽쪽에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이번 세미나에 참가해 자격증을 딴 1백17명 중 45%가 여성이었습니다. 우리 나라도 유능한 여성 인력 확보에 힘써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외국과의 거래에서 시차 때문에 대부분. 텔렉스·팩시밀리 등을 이용해 결제하지만 바쁠 때는 밤늦게까지 남아 전화로 처리해야 한다. 요즘에는 투자에 소극적이어서 일이 적지만 일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결제 날짜를 넘기지 않기 위해 정신없이 바쁘다. 더구나 나라별로 결제 기간이 달라 일본은 4일, 홍콩은 1일, 유럽은 7일 등으로 여기에 맞춰야 한다.
『자본 자유화에 대비하려면 인원 충원 문제, 시설 전산화 ,은행과의 연계, 주식 보관, 환문제 등 앞으로 준비해야할게 많습니다』
89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 그룹 공채로 입사해 처음부터 결제 요원으로 일해온 김씨는 가끔 일선 지점에서 투자 상담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현재의 일에 만족한다며 환히 웃는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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