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대교 준공 5개월 앞서/사장교 196m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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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강풍 못이겨 철제빔 무너져/시멘트더미 깔려 한명 사망/복구에만 1년 더 걸려
【팔당=정선구기자】 경기도 구리시∼하남시를 연결하기 위해 6년째 건설중이던 팔당대교가 26일 오전 준공 5개월을 앞두고 사장교부분 1백96m가 심한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됐다.
26일 오전 9시쯤 하남시 창우동 팔당대교 공사현장에서 다리 중간부근 사장교 공사구간 3백40m중 1백96m의 콘크리트 슬라브 교판이 무너지면서 다리밑에서 작업중이던 포클레인 운전기사 김산우씨(26)가 무너진 철근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숨졌다.
시공을 맡고 있는 유원건설 진광식 공무과장(40)은 『밤새 강풍이 불어 다리위에 있던 교판이 심하게 진동하는 바람에 교판을 지탱하던 철제빔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팔당대교는 시행청인 경기도가 사장교로 결정,유원건설이 시공중이었으며 공사비 2백83억원을 들여 86년 5월 착공,금년 8월31일 준공예정으로 총길이 9백35m·폭 30m 4차선으로 되어 있다.
이중 사장교부분 3백40m는 높이 1백m의 중앙주탑과 보조탑 등 4개의 탑부분에 연결된 24개의 케이블로 다리상판을 지탱토록 되어 있으나 2월에 사장교 바닥공사를 시작,4월께 케이블을 연결할 예정이었다.
이곳은 평소에도 바람이 심해 공사에 지장을 줄 정도였으나 이에 대비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다 사고를 내는 바람에 복구까지만 1년∼10개월쯤이 더 걸리게 됐다.
사고당시 선거일을 맞아 공사를 쉬는 바람에 인명피해가 적었으며 포클레인 운전기사 김씨는 혼자 정지작업을 하다 변을 당했다.
사고가 나자 시공업체인 유원건설측은 황성렬 사장(48)등 임·직원들이 나와 경찰과 합동으로 구조·복구작업을 폈다.
◎교각 없이 강선 의존
▷사장교◁
교각없이 교대만으로 세워지는 다리로 다리 가운데에 주탑을 세우고 다리상판을 강선으로 연결해 유지시키는 공법으로 주로 물의 흐름이 빠르거나 수심이 깊은 곳에 설치된다.
팔당대교는 중간부분에 4개의 주탑을 세우고 24개의 강선을 연결하는 사장교로 88올림픽대교와 같은 콘크리트 사장교다.
콘크리트 사장교는 1920년 서독에서 처음 개발됐으나 2차대전때 폭격에 너무 약하다는 이유로 50년간 사용되지 않던 공법으로 우리나라에는 진도대교(4백84m)·여수 돌산교(4백50m)도 사장교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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