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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폭탄테러 100여명 死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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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세계 여러 곳에 테러경보가 내려진 8일 자정(현지시간) 무렵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 서부의 고급 주택단지에서 차량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사망 11명, 부상 1백22명으로 집계됐지만 일부 소식통은 사망자가 최고 3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라크에서는 8일 바그다드 미군사령부에 대한 박격포 포격 등 게릴라 공격이 이어져 미군 3명이 숨졌다.

◇리야드 자폭테러=테러는 파드 국왕의 막내아들 왕궁이 인접한 알무하야 주거단지에서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테러범은 이라크 보안요원 복장으로 위장한 뒤 훔친 경찰용 지프를 이용해 주택단지 한가운데로 침입해 폭탄을 터뜨렸다. 강력한 폭발이 두세 차례 발생한 뒤 2m 깊이의 폭파구와 함께 6채의 빌라가 파괴되는 등 주변은 수라장으로 변했다.

알무하야 주택단지는 레바논.이집트 등 주변 아랍국들에서 이주한 전문직 중산층의 거주지여서 레바논인 4명, 이집트인 4명, 수단.인도인 각 1명 등 외국인이 주로 숨졌다. 또 라마단 금식 예배기간이어서 테러 당시 부모들이 집을 많이 비워 부상자 중 아이가 상당수 포함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번 테러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내무부 고위 관리는 "지난 5월 12일 리야드 고급 주택가 세 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자폭테러와 동일 수법"이라며 "알카에다의 소행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5월 테러 이후 대대적인 알카에다 조직원 소탕작전을 벌인 왕정에 대한 보복이라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전 세계 테러비상=이번 테러는 라마단 기간 중 국제 테러가 점증할 것이란 서방 정보 당국의 경고 속에 나왔다. 미 국토안보부는 7일 알카에다가 화물기를 이용해 핵발전소 등 기간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정보가 있다며 미국 전역에 테러주의보를 발령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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