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 수도물도 오염/보름째 구린내 나 세수도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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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농공단지 화공약품 흘러/생수불티… 약수터 장사진/군청서 “인체 무해” 한동안 방치
【조치원=박상하·김종혁기자】 낙동강 오염으로 영남지역 일대가 식수파동을 겪고 있는 가운데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에서도 공장에서 흘러나온 화공약품에 하천이 오염돼 3만5천여 주민들이 보름째 수도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한 악취때문에 주민들은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가 하면 약수터마다 장사진을 이루고 생수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데도 군청측은 『인체에는 해롭지 않다』며 악취가 나는 수도물을 그대로 사용토록 하면서 방관해오다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뒤늦게 폐수방류업체 업주를 고발하는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비난과 의혹을 사고 있다.
◇악취=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8일쯤부터 수도물에서 식수사용은 물론 세수·빨래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암모니아냄새(구린내)가 심하게 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악취는 13일부터 조금씩 감소되고 있지만 주민 대부분은 22일까지도 수도물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연기군청(군수 한준수)은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11일에야 조사에 착수,읍에서 10㎞ 떨어진 노장리 농공단지내 (주)동성고분자(사장 유진태·54)에서 6일 밤 12시쯤 5t 탱크에 담겨 있던 화학물질이 밸브가 터지며 흘러내려 식수원인 조천천으로 유입된 사실을 밝혀냈다.
회사가 하천에 흘린 화학물질은 글리세린·저지방산을 합한 것으로 혼합과정에서 저알콜성분이 발생,악취를 낸다는 것.
회사측은 하천을 오염시킨 뒤에도 이 사실을 계속 부인하다 1주일만에 군청에 의해 적발됐다.
이 화학물질은 대전환경연구소 분석결과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일단 판정났다.
◇복구=연기군은 사고발생 6일만인 12일부터 조천천의 물을 막고 인근 대청댐에서 끌어온 3천t,지하수로 뽑은 3천t 등 하루 6천t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유입된 화학물질이 상수관·수도관벽·물탱크 등에 달라붙어 물을 바꿔 공급해도 악취가 가시지 않아 수도물 사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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