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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선거 “강건너 불보듯”/유권자 외면 연설회장 “썰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청중 적다”멋대로 취소에 항의/“지자제 정착 위협”걱정도
26일 실시되는 기초의회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지나치게 낮아 투표율의 저조는 물론 30년만에 부활된 지자제의 성공적인 정착마저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말인 16,17일 이틀간 전국 1천9백51개 선거구에서 합동연설회가 열렸으나 각 연설회장에 나온 청중들은 전체 유권자의 3∼4%에 불과했을뿐 아니라 일부 선거구에서는 청중이 10∼20여명에 그쳐 연설회가 지연·중단·취소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특히 부산·광주·충남지역 10여개 선거구에서는 입후보자들이 청중 참가율 저조 등을 이유로 선관위에 사전통보없이 일방적으로 연설회를 취소,이를 모르고 연설회장에 나온 청중들이 항의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선거관계자들은 이같이 선거구민들의 관심이 낮은 것은 호별방문금지등 지나친 선거운동억제로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의 경력은 물론 얼굴조차 모르는데다 사전홍보 부족등으로 지자제실시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수서사건이후 증폭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텅빈 유세장=17일 오후 3시 서울 전농국교운동장에서 열린 전농1동 합동연설회장에는 전체유권자 1만5천명의 1.3%에 불과한 2백여명이 참석하는 등 서울지역 대부분 연설회장에 나온 청중은 2백∼3백여명에 그쳤으며 그나마 대부분 가족·지지자들이어서 연설이 끝날때마다 사람들이 빠져나가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에 앞서 16일 오후 2시 경기도 광주군 모가국교 연설회장에는 동원된 청중이 20여명에 그치자 입후보자 4명이 차례로 등단,소견발표는 생략하고 기호·이름만 알리고 내려와 연설회가 10분만에 끝났다.
이날 대구시 봉산동선거구 후보자들은 연설시작을 앞두고 청중이 10여명에 불과하자 『합동연설한 것으로 간주하자』고 합의했다 청중들이 항의하자 뒤늦게 연설회를 갖는 소동도 벌였다.
부산·대구·광주·인천·대전등 전국 대도시 연설회장도 청중은 전체 유권자의 3∼4%미만에 그쳤으며 그나마 가족·친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취소=충북 중원군 산척면 입후보자 김모씨(52)등 3명은 16일 오후 산척국교에서 합동연설회를 열기로 했으나 참석한 청중이 선거운동원을 포함,40여명에 그치자 연설회를 취소했다.
부산시 용호2동 이모후보(54)등 2명도 두번 유세를 할 경우 주민참여도가 낮다는 이유로 16일 연설회를 취소했으며 이날 오전 10시 전남 화순군 춘양면 춘양지서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합동연설회가 후보 5명이 사전협의로 연설회를 취소한뒤 연설회장에 나타나지 않아 연설을 듣기위해 참석한 주민 80여명이 『유권자를 무시한 처사』라며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경기도지역은 10여개선거구에서 후보자들의 담합으로 연설회를 취소,물의를 빚고있는 가운데 16일 오후 2시 수원시 팔달동 남창국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연설회가 사전예고없이 취소돼 이를 모르고 연설회장에 나왔던 1백여명의 주민들이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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