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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독서 전문교육기관 개설|「한우리 독서 문화대학」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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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독서교육을 전분으로 하는 기관이 생겨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단법인 한우리 독서문화 운동본부(회장 김형석)에서 직영하는 한우리 독서 문하대학이 그것이다.
「독서를 통한 건전한 정신풍토와 올바른 가치관의 정립」을 내건 한우리 독서문화 운동본부가 정식 발족한 것은 지난해 3월. 89년 7월부터 김형석·김태길·신동욱·심재룡·박완서씨 등 20여명의 교수·문인들이 몇 차례 모임을 가진 뒤 이듬해 3월26일 국민필독도서(골든 북)1백 권 중 1차 분 50권이 선정·발표한 것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한우리독서문화본부는 필독도서를 선정·발표하는 것만으로는 국민독서 인구의 증대나 독서의 생활화란 소기의 목표를 이루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곧 직장인·주부들을 대상으로 독서회원을 모집, 그해 5월12일 한우리 독서문화 대학 제1기 개강 식을 가졌다.
독서대학 제 1기 입교 생은 직장인 62명과 주부 36명을 합쳐 모두 98명. 수업연한은 주1회
3시간씩 4년이며 재적 학생은 매달 필독도서 2권씩을 의무적으로 읽고 그때마다 독후감 리포트를 제출함으로써 독서학점을 이수하게 돼 있다. 이들은 독서학점(1백점)이외에도 교양과목12학점, 문화예술감상 48학점, 창작·논문실습 6학점을 더해 총 1백66학점을 따야 4년 과정을 졸업하게 된다.
지금까지 필독도서 선정 및 강의에 참여한 인사는 교수·문인·언론인 등 각계를 통틀어 50여명에 이르고 있다. 독서 텍스트로 채택된 책의 저자가 살아 있는 경우에는 가능한 한 저자를 직접 초빙해 다 강의나 대화모임을 이끌어 가게하고 있으며, 외국 책은 주로 그 방면의 전문학자, 문인들에게 강의를 맡기고 있다. 학생들은 회비 명목으로 월 3만원씩을 납입하는데 텍스트로 쓰이는 책과 강의내용 초녹 및 녹음테이프 등은 독서대학 측에서 무료로 제공한다.
한우리 독서문화 운동본부의 본부장으로 독서대학 실무일반을 담당하고 있는 박철원 목사는『우리 독서대학은 막연히 책읽기를 권장 만 하는 차원을 넘어 모임을 통한 독서환경조성과 의무적인 독서동기의 부여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1년 가까이 운영해 본 결과 독서에 대한 일반의 관심과 열의가 기대이상으로 크다는 것을 알고 관계자 모두가 고무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문화부로부터 정식으로 비영리사단법인 인가를 얻어낸 한우리 독서 문화운동본부는 이 달 안에 독서대학 제2기생모집과 개강 식을 마치고, 이어 4월중에는 지난해에 미뤄 놓았던 국민필독 도서 2차 분 50권의 목록도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2기부터는 수강생들의 적성·취미를 살린다는 뜻에서 형식적이나마 문예창작·커뮤니케이션·작업경영·철학사상·직장인교양·가정과학 등 6개 분야로 모집학과를 나누고 정원도 주·야간 합해 1천5백 명으로 늘렸다.
올해엔 특히 독서 운동의 지방 확산을 위해 직할시·도청 소재지, 대단위 공업 단지 등에 지부를 설치하는 한편, 각 기업체들과 연대 직장 내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 대학 설치 운영에 주력한다는 방침. 이미 10여 개 업체와 직장 독서 대학 설치에 관한 협의를 진행중이며 P그룹·T전자 등은 수료자에게 인사·급여 상의 일정 혜택을 주는 사규 제정까지 검토하는 등 사내 독서 대학 운영에 매우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박 목사는 전했다. <정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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