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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도 함께… 후보들끼리 “공명” 다짐/지자제선거 새바람 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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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문중·유지들 주도로 후보난립 막기도/지방도시에서 활발/무투표 당선 사례 늘어날듯
지방의회의원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금품향응제공등 과열·타락선거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지역에선 감정대립 및 타락을 방지하기 위한 후보난립자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또 부산에서는 후보자끼리 공명선거를 다짐,사무실을 함께 쓰고 선거운동에 함께 나서는등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문중·동창·지역유지 등의 영향력이 큰 중소도시 및 농촌에서 활발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30여개 선거구에서 단독출마가 이뤄져 무투표당선이 예상되고 있다.
◇공동선거운동=부산 금정구 사구동 선거구에 입후보등록을 한 김반식(66) 박명호(58) 강윤기(53) 송일근(53)씨등 4명은 9일 오전 9시 사구동 새마을부동산 사무실에서 「사구동 입후보자 상호간 약정서」를 작성,공명선거에 솔선수범할 것을 다짐했다.
이 약정서에는 ▲선거운동기간중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후보자들은 함께 다니며 유권자들에게 인사한다 ▲선거운동원 및 사무장을 두지 않는다는등 9개항으로 되어있다.
◇후보협의조정=서울 영등포3동에서는 입후보예정자 10여명이 난립했었으나 7일 저녁 입후보 예정자와 지역유지 등 15명이 마을회관에 모여 장시간 토론끝에 3명만 입후보하기로 결정,이들 3명은 후보등록이 시작된 8일 주민들의 추천을 받아 등록했다.
◇단독후보선정=경기도 이천군 대월면 초지리 산동부락에서는 전·현직이장,새마을지도자등 72명이 후보자들이 난립하면 지역분열과 부정·타락선거가 된다며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를 실시,최재천씨(55)를 단독후보로 내세우기로 했으며,대전 동갑지역에서는 후보들이 경합이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자 구­동자문위원·평통위원·새마을금고이사장등 지역유지들이 모여 후보자들을 설득,13개동에서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대구·경북지방에서는 문중·동창·봉사단체들이 과열경쟁으로 인한 타락선거를 막기위해 배후 후보조정을 활발히 벌여 상당수 선거구에서 단독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내의 경우 각 구청별로 2∼5개 선거구가 무투표 당선이 예상되는등 최소한 30명이상이 단독출마,무투표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고 경북지방에서는 선산군 무을면 연안 전씨문중,선산군 해평면 김해김씨 문중등이 나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구미시에서는 학교선후배·친목봉사단체회원들이 감정대립으로 인한 인화가 깨질 우려가 있다는 점등을 들어 후보난립자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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