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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외제 아동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수입의류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상공부에 따르면 유아복(3세 이하용)의 89년 수입총액은 1백14만7천 달러였으나 90년에는 1백95만6천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70·5%나 늘었다.
상공부 섬유제품과 배승진 계장은『상공부 분류법 상 4세 이상 아동복의 경우 남성복 또는 여성복으로 성인 복과 함께 분류되므로 전체 수입아동복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어려우나 유아복의 경우로 비춰 볼 때 수입증가가 확실하다』고 말했다. 유아복의 주요 수입국은 미국·유럽 공동체(EC)·일본·이탈리아 등.
서울시내 유명백화점과 압구정동 일대의 상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입아동복 브랜드는 베베(일본)·오시코시·베이비 게스·폴로·발렌타인·캐치캐치(이상 미국), 강버제·클레 이유·셀리느(이상 프랑스), 베네통 0-12(이탈리아), 오일릴리(네덜란드), 아더캐어(영국)등. 위아래가 함께 달린 우주복 스타일의 유아복에서부터 T셔츠·바지·재킷·조끼·원피스·투피스·남방·블라우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품목이 선보이고 있다.
이들 수입아동복의 가격은 제품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나 1세용 셀리느 원피스와 양말 세트가 14만원을 하는가 하면 베이비 게스의 면T셔츠는 2만5천 원, 베네통 0-12의 니트 스커트는 5만원, 바지는 5만9천 원을 호가하고 있다.
삼풍백화점 수입의류 코너의 한 판매사원은『사이즈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찾는 이가 많다』면서『30대 초반 주부들이 주 고객 층』이라고 말했다.
작년 6월 대한주부클럽 연합회가 발표한「아동복 가격실태조사」에 따르면 수입아동복들은 대체로 T셔츠 등 단품 류는 수입 가의 2.5배, 투피스 등 정장 류는 2.7배 정도를 판매가로 책정하고 있다.
이들 수입의류는 가격 면에서 국내 브랜드에 비할 때 1.5∼3배정도 비싸 어린이에게까지 외제를 꼭 입혀야 하느냐는 비판이 높다.
대한주부클럽 연합회 홍연건 소비자보호부장은『수입아동복의 디자인이나 색상이 특이하다는 점 때문에 자녀에게 사 입히거나 친지의 자녀에게 선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고『나들이도 하지 않는 젖먹이 유아에게까지 비싼 외제 옷을 사 입히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수입아동복 조사에서 브라질 제품까지 수입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하고『수입의류라고 반드시 좋다고 볼 수 없으며 실태조사에서 바느질이 엉성하거나 브랜드도 확실치 않은 것도 있었다』며 주의를 요망했다.
이인자 교수(건국대·의상학)는『어릴 때부터 외국 브랜드를 입힐 경우 어린이가 외국에 대한 무비판적인 선호 심을 가지게 된다』고 말하고 아이를 적게 낳기 때문에 갖는 젊은 어머니들의 어린이에 대한「무제한적인 최고급 병」을 경계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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