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보상금으로 100억대 부자만 31명

중앙일보

입력

단일지구로는 건국 이후 최대 규모인 총 5조원대 토지 보상비가 지급된 인천 영종도에서 부동산 투기 광풍이 일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매일경제신문이 18일 전했다. 인천공항 바로 옆에 들어설 영종지구는 모두 578만평으로 2020년까지 국제업무지구와 관광레저단지, 주거지역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보상을 위한 용지매매계약 체결은 지난 15일부터 내년 2월 15일까지 두 달 동안 진행된다. 토지공사에 따르면 영종도 보상금 지급대상은 모두 5420명으로 한진중공업과 대한항공은 각각 1000억원 이상 보상금을 받는다. 500억 ̄1000억원을 받는 개인도 2명이며 100억 ̄500억원은 29명, 10억 ̄100억원도 무려 681명에 달한다.

평당 보상금은 대지 160만원, 전.답 80만 ̄90만원, 임야 30만 ̄35만원 수준이다.

보상을 받는 땅주인 5400여 명 가운데 영종도 주민은 30% 수준이고 외지인이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비 2조 ̄3조원이 외지인들에게 지급돼 다른 지역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는 것.

보상비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영종도 일대 부동산 가격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영종지구 인근 자연녹지 중 건축행위가 가능한 토지는 평당 100만 ̄150만원 수준으로 1년 새 40만 ̄70만원가량 올랐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다. 보상이 시작되면서 문의가 늘었지만 땅주인들이 호가를 20 ̄30% 올려 부르고 있어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영종도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매매가 쉽지 않자 인근 섬으로도 매수세가 옮겨 붙었다.

영종보상사업소가 위치한 빌딩에는 국내 주요 금융회사 대부분이 함께 입점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농협 삼성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종금증권 등 대형 금융업체들이 모두 모여들어 '금융 중심가'를 방불케한다.

보상비를 노리는 사기꾼들도 몰려드는 추세다. 인천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보상비를 받는 순박한 노인들을 노려 돈을 가로채려는 폭력배나 사기꾼들이 있다는 정보가 있어 주변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