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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분비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수유기에 있지 않은 여성이 유방에서 무엇인가 나온다면 상당히 당황해할 것이다. 몇개월전 45세된 여자환자가 유방분비물로 인해 진찰실에 찾아왔다.
환자는 평소 속이 쓰리고 소화가 되지않아 위장약을 자주 먹곤했다고 한다. 병원오기 2개월전에 이와같은 증상이 심해져 위내시경을 시행했다는 것이다.
결과는 본인의 불편감과는 걸맞지 않게 정상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속쓰림과 오심·구토·상복부통증이 심해 약을 먹기로 했는데 그후 약을 먹으면 호전되었다가 괜찮다 싶어 약을 먹지 않으면 증상이 재발해 계속 약을 먹어왔다고 했다. 그후 한달이 지나 환자는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고 성욕도 감퇴되면서 유방에서 때아닌 젖이나와 중병에 걸렸나 싶어 내원했다고 한다.
유방의 분비물은 수유기가아니면 잘 나오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나왔다고 해서 모두 암에 걸린 것은 아니다. 첫째, 피가 나올 경우. 이때는 다쳤거나 양성 혹은 악성종양이 있을 때다. 어느인구보고에 의하면 유방에서 피가 나온 사람의 9∼14%에서 악성종양이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유방에서 피가나온 경우 주의깊게 덩어리가 만져지는지 살펴야하고 여러가지 유방암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둘째, 색깔이 없는 맑은 물이 나올 경우. 이는 정상적으로 생리주기에 따라 생리직전에 나올수 있고, 초기 임신때도 나올수 있다. 그러나 간혹 유선내의 양성종양이 있을때도 이와같은 분비물이 나올수 있다.
셋째, 수유기가 아닌데도 젖이 나올 경우. 바로 위 환자의 경우인데 피가나온 경우와 같이 신중히 다루어야한다. 젖은 우리 신체의 호르몬 변화에 의해 임신과 유사한 상태가 됐을때 나오게 되는것으로 약물로 인한 것과 법적으로 오는 것등 두가지가 있다. 이런 약물로는 몇종류의 위장약과 경구용 피임약을 들수 있다.
위 환자의 경우 여러가지검사를 위해 입원시켜 검사를 진행하던중 입원3일째 특별한 치료가 없었는데도 유방분비물이 사라졌다. 웬일인가 싶어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먹던 약을 끊어서 나온결과였다. 즉 이 환자는 위장약으로 인한 유방분비였다.
병으로 인한 경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몇가지 예를들면 머리 속의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에 종양이 있는경우와 갑상선 기능저하증·만성신부전증·간경변증등이 있다.
몇해전 21세된 미혼여성이 살이 찌면서 생리가 없어지고 젖이나와 진찰실에 온경우도 있었다. 자세히 검사한 결과 이 환자는 뇌하수체종양으로 판명되었다. 따라서 수유기가 아닌데도 유방에서 젖이 나오면 먹던 약을 일단 점검해보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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