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들 속전속결 독촉(걸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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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개전후 최대고비… 숨가쁜 움직임/부시행정부 화­전양론 뚜렷/이라크 “돈키호테식 요구다”
○…부시 미대통령은 22일 이라크에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는 걸프전쟁 종식방안을 제시한후 이날 오후 주말을 보내기 위해 캠프 데이비드산장으로 떠났다.
소련이 이라크와 함께 내놓은 8개항의 평화안을 놓고 21일 저녁부터 측근 보좌관들과 여러차례 숙의를 계속하고 주요 우방들과 상의한 부시대통령은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백악관을 출발.
이날 성명은 그동안 이번 전쟁이 부시와 후세인의 자존심싸움이라는 일부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듯 철저하게 후세인을 비난하고 그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사우디주둔 미군사령부관계자들은 이라크가 어떤 형태로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하든간에 대량의 군수물자를 그대로 남겨두고 철수해야 할 것이라고 22일 말했다.
이들은 미국은 이라크군이 지난해 8월2일 쿠웨이트를 점령하면서 배치한 탱크·대포 등 대부분의 장비를 가지고 퇴각하는 것을 결코 허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이라크 혁명평의회는 23일 정오까지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철수를 개시하라는 부시 미대통령의 최후통첩을 「돈키호테」같은 행동이라고 성명을 통해 비난.
혁명평의회 성명은 또 부시대통령이 성명발표후 캠프 데이비드산장으로 서둘러 떠난 것을 두고,『부시는 주말을 잘지내기 위해 결정을 서두른 것 같다』고 비꼬았다.
○…소련외무부는 알렉산데르 베스메르트니흐 소련외무장관과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22일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 일정을 강구하기 위해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비탈리 추르킨 소련외무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소련의 종전안에 대한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이전에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추르킨대변인은 이번 회담의 초점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의 일정에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영향력 있는 신문 사설과 논객들은 일제히 소련의 평화중재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며 본격적인 지상전투를 부추기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지와 워싱턴포스트지는 사설과 칼럼등을 통해 소련이 평화중재에 나서고 있는 것은 사담 후세인을 살려주고 이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며 미국은 이에 구애받지 말고 지상전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걸프전이 결정적인 고비를 향해 나아가면서 부시행정부내 강경·온건파들 사이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
부시 행정부내에서 딕 체니국방장관,콜린 파월 합참의장등이 부시대통령과 함께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등과 의견충돌을 일으킨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22일 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지는 윌리엄 웹스터 CIA(미 중앙정보국)국장이 부시의 이른바 「전쟁위원회」에서는 처음부터 제외됐고 「무능한 스파이 두목」으로 낙인이 찍혔다고 보도.
미 뉴욕타임스지는 21일 부시대통령과 베이커장관 사이의 불화를 보도했는데 최근 베이커장관의 활동이 크게 줄어든 것이 이같은 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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