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콜금리 묶어도 시중금리 '훨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 목표치를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며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지속할 방침을 밝혔음에도 시중 실세금리 오름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우리은행이 시중금리 상승을 반영해 7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하기로 해 은행들의 예금 금리 인상이 잇따를 전망이다.

금통위는 6일 전체 회의를 열어 수출 호조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으나 속도가 느려 이달의 콜금리 운용 목표치를 현 수준(연 3.75%)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콜금리 목표치는 지난 7월 연 4%에서 3.75%포인트로 0.25%포인트 내린 이후 4개월째 현 수준으로 유지됐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현재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의 긴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면서도 "경기가 풀리면 (금리 인상이) 검토대상이 될 수 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해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뜻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경기회복을 점치는 전망이 늘어나면서 시중금리 오름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장기금리의 지표인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이날 한때 연 4.73%까지 치솟았다가 단기 급등에 따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일보다 0.1% 떨어진 4.68%로 마감됐다. 이날 국고채 금리는 지난달 1일(연 4%)에 비해 한달여 만에 0.68%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또 대표적 단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이날 연 4.16%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금융연구원은 내년 경기회복 전망에 따라 내년 중 국고채 금리가 연평균 5.5%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금리 상승세를 반영해 우리은행은 7일부터 우리사랑레포츠 정기예금의 금리를 ▶6개월 이상 연 3.8%→4%▶1년 이상 4%→4.2%▶3년 이상 4.6%→4.8% 등 0.2%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朴총재는 이와 관련, "경제가 회복국면에 들어섰다는 판단 아래 돈이 채권시장에서 증시나 실물산업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콜금리와 국고채 간의 장단기 금리차는 1~2%정도 벌어져야 정상"이라고 말해 당분간 금리 오름세를 용인할 뜻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신동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 센터 선임연구원은 "최근 정책당국이 과잉유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금리가 올라가는 측면도 있다"면서 "11월 중 발행될 국채가 사상 최대 규모(6조1천억원)인 만큼 자칫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병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