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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계 3대 수입국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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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값싼 수출품을 쏟아내며 미국에 지난해 1천3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안겨준 중국이 수입(輸入)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 중국의 수입이 세계 경제성장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01년 8.2%, 2002년 21.2%에 이르던 중국의 수입증가율은 올 들어 9월까지 40.5%의 놀라운 증가율(수입액 2천9백86억달러)을 보이고 있다. 연말까지는 수입액이 3천9백50억달러에 달해 일본을 제치고 미국과 독일에 이은 세계 3대 수입국에 오르는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무원발전연구센터에 따르면 향후 3년 안에 수입액은 1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은 내년 5월 남부 광저우(廣州)시에서 사상 처음으로 수입박람회를 열 예정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 행사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지역정부의 물자조달을 돕기 위한 것이지만, 한편으론 무역대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6일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은 8천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미국.독일.일본 다음인 세계 4위의 무역국으로 떠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메릴린치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던 도널드 스트라자임은 "중국이 세계 경제성장의 동력이 됐다"며 "대부분 미국이 세계경제의 중추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중국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값싼 중국 공산품이 주변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지역경제를 해친다는 논리는 이제 설득력을 잃어간다는 주장이다.

캐피털 인사이츠그룹의 이라 카미노 수석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강력한 성장은 모든 이에게 긍정적 요인"이라며 "중국이 세계 경제에 활력을 제공하고 결국 중국을 더 나은 교역 상대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영향에 힘입어 중국은 올해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시장으로 부상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펴낸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 비중은 중국 17.7%, 미국 17.6%, 일본 8.6%로 사상 처음으로 중국이 1위 수출대상국으로 떠올랐다.

영남대 김시중 교수는 "중국 경제는 한국에 동전의 양면처럼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라며 "앞으로 수년 동안 우리 경제의 체질을 잘 다져 나간다면 중국은 한국 경제에 계속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수입 급증세가 세계적인 물가상승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은 지난 5일 중국의 원자재 수입이 크게 늘면서 촉발된 선박 운임의 상승세가 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수입 때문에 해상 운송 수요가 크게 늘면서 철광석.곡물.석탄 및 제조업에 사용되는 여타 상품에 대한 선박 운임료가 올들어 3배 가까이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선박 운임 상승이 수개월 안에 중국은 물론 수입을 주로 하는 미국.유럽 소비자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강 등 금속상품과 곡물 사료로 사육되는 가축을 통해 얻어지는 음식료의 가격이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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