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건강상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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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에 덩어리가 만져지는데, 암에 걸린 건가.
꼭 그런 것은 아니다. 유방에 생기는 혹(몽우리)의 90% 이상은 암이 아닌 양성 혹이다. 젊은 연령에서 생길수록 암일 확률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크기가 작은 혹이라도 반드시 조직검사를 해 악성(암)의 여부를 가려내야 합니다. 최근에는 '맘모톰'이라는 장비를 이용해 초음파 유도하에 조직검사를 하고 있다. 국소마취로 가능하기 때문에 입원할 필요가 없으며, 흉터가 보이지 않으면서도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

# 덩어리가 크면 맘모톰 시술이 불가능한가.
아니다. 맘모톰이 도입된 초창기에는 2-3cm 정도를 기준으로 이보다 더 큰 덩어리는 주로 직접 절개해 꺼내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장비와 기술이 날로 발전함으로써 이제는 6-7cm 정도가 돼도 맘모톰으로 제거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용 부담이 크지만 유두에서 먼 곳에 있는 경우 흉터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될 것이다.
참고로 유두 바로 밑에 있거나 유륜과 인접해 있는 덩어리, 피부 바로 아래에 있어 거의 피하조직이 없는 덩어리들은 맘모톰으로 시술하기가 힘들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미련없이 직접 절개 방식을 택해도 큰 무리가 없다.

# 가슴에 혹이 있으면 확대수술을 못하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사전에 유방의 질환에 대한 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먼저 해결하고 성형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주머니가 들어 있는 상태에서 발견돼 세침흡입검사나 맘모톰 시술을 하려고 해도 주머니가 터질 염려가 있기 때문에 불가능할 경우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칼로 직접 절개하고 덩어리를 꺼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성형수술 후 유방암이 발견되는 환자들이 종종 있는데 실제로 수술 이후에 유방암이 생긴 예도 있겠지만 사전에 병을 갖고 있던 환자인데 수술 전에 체크를 하지 않아 그대로 방치된 환자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수술 전에 반드시 유방암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실리콘 보형물은 여전히 인체에 해롭나.
아니다. 1994년도 이전에 사용됐던 실리콘 보형물은 터지지 않아도 주머니 밖으로 잘 스며나와 유방조직이나 다른 부위로 이동해 자가면역질환 등의 문제를 일으켜 사용 금지 조치됐다. 그 이후 꾸준히 새로운 물질들이 개발돼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중인 재료는 '코히시브젤'이라 불리는 것으로 거의 고체와 유사하게 점도를 강하게 만들어 주머니 밖으로 새 나오지 않고 터져도 그 자리에 있게 만든 실리콘 재질의 최고봉이다. 견고하게 만든 재료지만 FDA 승인을 받지 못하다 2006년 11월 17일 FDA에서 사용 승인이 떨어졌다. 그동안 환자들이 애타게 기다렸던 희소식이지만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몇 가지 절차가 남아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사용승인이 났다는 사실은 실리콘이 인체에 해가 있느냐 없느냐의 논쟁에 대한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이홍주
유방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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