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광고 언어 순화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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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중에게 무의식적인 언어습관을 불어넣는 TV·라디오의 방송광고 언어가 발음·의미에서부터 경어법·신체언어 표현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KBS 한국어연구실이 최근 중앙대 이주행·이찬규 교수 등에 의뢰해 조사한 방송광고 언어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광고방송의 상당부분이 표준발음에 어긋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비슷한 모음의 모호한 발음·연음법칙의 생략 등으로 광고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외국어투의 발음이 많아 시청자들에게 이질감과 거부반응을 일으킬 소지도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하세요』 『빨래할 땐 ××처리』 등 특정상표를 보통명사·동사화해 언어생활이 이그러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상표들은 화장품·외국수입라벨 등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약어들이 남발되는가 하면 우리말 사용은 찾아보기 어려워 정부당국의 광고방송 언어 순화를 위한 권장도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특히 우리 말의 장점인 경어법들이 마구 파괴되어 친밀감을 위한 광고효과에 의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반말조의 언행이 팽배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더구나 비언어적 차원에서 몸짓언어(Body Language)를 사용, 「엉덩이로 차 문 닫기」 「음료수병에 농염한 키스」 등이 지나치게 성욕을 자극하거나 음란한 느낌을 암시할 수 있다고 지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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