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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무휴로 24시간 영업 대기업「편의점」이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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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심야영업 단속이후 유흥 업소마저 불이 꺼진 이른 새벽에도 불을 켜놓고 손님을 맞는 곳이 있다.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각종 생필품을 판매하는 편의점(CONVENIENCE STORE)이 바로 그곳이다.
서양식 구멍가게라 할 수 있는 편의점은 지난 88년말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래 기존의 슈퍼마켓·백화점 위주의 유통문화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유통 근대화의 추세와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에 힘입어 편의점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자 대기업들이 이를 유망산업으로 판단, 앞다투어 진출해 경쟁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럭키금성·미원·동양 시멘트 그룹 등이 이미 서울 시내에서 영업을 시작한데 이어 유공·농심·해태 등도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유공은 연내에 미국에서 주유소를 위주로 영업하고있는 AMPM(오전 오후라는뜻) 사와 손잡고 편의점 사업에 진출할 계획인데 전국 1천3백개 주유소중 상당수에 체인망을 갖출 경우 편의점 시장은 급속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주로 서울 지역의 주택가 등을 중심으로 체인망을 속속 넓혀가고 있는 편의점의 매장규모는 30∼70평으로 비교적 작지만 다품종·소량 판매 전략 아래 2천∼3천여종의 상품을 감춰 소비자들이 웬만한 상품은 언제든지 살 수있다는게 가장 두드러진 특징.
식품·잡화·도서류 등 일상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햄버거·만두·음료수 등을 즉석에서 사먹을수 있는 스낵코너도 갖추고 있고 현금인출기·복사기 등도 구비, 소비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이밖에 우표나 각종 예술공연 티킷등을 팔기도 하는데 편의점 업계에서는 앞으로 전기료·TV시청료 등을 소비자 대신 납부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편의점은 생활이 바쁜 샐러리맨들의 취향에 꼭 맞아 흔히 외국의 경험에 비춰 국민소득 5천달러 시대에 적합한 유통사업이라 불리고 있다.
서울중심에서 문을 연 편의점의 경우 보통 직원 2명씩 3교대로 24시간 영업하는데 업소당 하루 평균 1백50만∼5백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물건값은 보통 구멍가게보다는 싸고 슈퍼마킷보다는 다소 비싼편. 상품의 질도 꽤 괜찮다는게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국내 편의점의 초시는 노량진 전철역 건너편에 있는 CI스토어. 미국에서 편의점 사업경험이 있는 재미교포 등 3명이 새벽일을 많이 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의 상인들과 인근 입시학원 학생들을 겨냥해 24시간 영업을 시작한 것이 최초다.
그후 국내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미국·일본등의 편의점 업체와 제휴하거나 독자적인 노하우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8개사가 40여개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편의점 업체인 미국의 사우스랜드사와 손잡은 동화산업은 「코리아 세븐」을 설립, 서초동 등에 12개 점포를 갖고 있고 (주)샤니 역시 미국의 데리어마트사와 함께 「태인유통」을 설립, 광화문 등 네군데에「로슨(LAWSONS)」체인점을 설치했다.
또 미원그룹의 미원통상이 일본의 미니스톱사와 제휴로 서울 목동 등에 점포를 낸데 이어올해말까지 50개이상의 점포를 확보할 계획이다.
럭키금성 그룹계열의 희성산업도 독자기술의 편의점을 연이어 오픈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올 한햇동안 3백∼4백개의 신규점포가 설립돼 매출액도 지난해 1백억원정도에서 올해는 7백억∼8백억원으로 껑충 뛸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편의점 업계가 고심하고 있는 것은 점포를 늘리기 위해 목좋은 장소를 잡아야하나 유통업체에 대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으로 여의치 않다는 점.
이밖에 물류관리가 부실하고 영업조직이 미흡한 것도 편의점업계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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