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불 조형미술협 100주년 초청전 설화화가 김기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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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설화에는 우리 문화의 진수가 담겨 있습니다. 특히 불교설화는 내용이 다양하고 의미가 깊지요. 이 설화의 내용을 그림으로 형상화해 세계에 알리고자 합니다.』 설화의 내용을 그림으로 압축, 표현한 「세화」라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개척해 온 화가 남간 김기혁씨(53)가오는 2월9∼19일까지 파리 그랑팔레미술관에서 특별초대전을 갖는다.
김씨는 이 전시회에 우리나라 사찰마다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를 소재로 한 「불교설화」 52점을 출품한다.
이 전시회는 프랑스 조형미술협회가 창립 1백주년을 기념해 마련하는 국제전의 일환으로 김씨는 한국 대표로 초청돼 단독 코너를 꾸미게됐다.
김씨는 국내 52개 사찰에 얽힌 설화를 내용별로 「수도」 「성불」 「정화」 「내세」설화 등으로 나누어 이야기를 만들고 91×93cm 크기의 채색화로 그 이미지를 표현했다.
민화나 단청화 같은 강렬한 원색과 대담한 구성, 자유로운 필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이룬다.
김씨는 고려대·대학원 영문과를 나와 10여년간 고려대 영문과 교수로 일하다 어려서부터 즐기던 그림이 좋아 81년 교수직을 그만두고 중년이 넘어 화가의 길로 들어선 이색적인 경력의 화가다.
『화가에겐 학력이나 전문기술이 필요 없어요. 남을 보고 배우면 「오염」될 뿐입니다.』 김씨는 지난 78년 화가인부인 설정 정숙희씨와 함께 신문회관에서 부부전을 연 것을 시작으로 매년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퍼봤다.
그는 이번 파리전시회에 이어 오는 7월 일본 오사카 국제문화센터 개관 기념 개인전도 초청받아 놓고 있다. <이창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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