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알고나 탑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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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차량을 운전할 때 필요한 정보는 90% 이상 운전자의시각에 의해 얻을 수 있다.
시각은 청각이나 촉각 등으로 얻는 정보보다 먼 거리의 상황이나 방향·속도 등을 보다 정확히 알게 해준다. 따라서 우리가 운전할때 보는 도로표지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방향·주행경로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안전운전과 원활한 소통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그런 도로표지가 불완전하거나, 운전하는 사람이 잘 알아보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초행길을 운전하게 되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교통사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교통표지는 형태·색상·크기, 그리고 문자나 기호를 사용해 표시되는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제적으로 일반화된 원칙에 따른다. 즉 형태로 보아 삼각형은 주의, 원형은 규제와 지시, 팔각형은 정지를 의미하며 색상에서 붉은색은 규제, 황색은 주의, 녹색은 안내, 청색은 도로정보, 갈색은 문화·관광정보 등을 의미한다. 또 기호와 문자의 크기, 표지의 밝기와 반사강도, 표지의 테두리 등에 대한 규정을 두어 의미를 일관성 있게 전해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로표지는 내용에서 연속성이 없고 지명표기에도 일관성이 없다. 또 도로번호체계가 비효율적이고 표지의 설치 위치가 적당하지 않으며 지도와 표지판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등 설치상태가 불완전한 경우가 많아 안전운전에 필요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높은 교통사고발생률이 간접적으로 이런 문제점을 증명해주고 있다 하겠다. 차량이 원활하고 안전하게 소통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점 개선을 위한 교통당국의 재정적인 투자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지형과 가로형태에 맞게 표지판을 설치하고 우리의 심리적 요인과 한글의 시각적 특징을 고려한 표지 제작방법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운전사 개개인이 도로표지를 올바로 이해하고 규제표지를 철저히 지켜야한다. 그런 만큼 지리와 도로정보에 익숙지 않은 곳을 주행할 경우를 대비해 자동차안에 교통안내지도를 준비하고 운행 전에 미리 가는 길을 잘 알아본 뒤 자동차운전을 해 도로에서 당황하거나 사고가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 원제무(서울시립대 교수·도시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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