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향기] 나무타기산미치광이·웃는개구리 … 이런 동물도 있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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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나무타기산미치광이'란 짐승이 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지에 사는 포유류다. 이 독특한 이름을 가진 동물은 쥐목 나무타기산미치광이과 나무타기산미치광이속에 속한다. 나무타기산미치광이라는 이름이 붙은 사연은 이 짐승의 생활에서 유래했다. 항상 산에 있는 나무 위에서 살면서 '미친 듯이' 나무를 즐겨 타기 때문이다. 이 동물의 영어명은 'prehensile-tailed porcupine'으로 '꼬리로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가시달린 돼지'란 뜻이다. 실제로 긴 꼬리로 나무를 감아쥐고 돼지처럼 통통한 몸매에 가시가 나있다.

생물의 학명은 세계적으로 정한 명명법에 따라 정하지만 일반적으로 부르는 이름은 각국 나름대로 이름을 지어 사용한다. 이 짐승의 우리나라 이름은 생물의 생활사를, 영어 이름은 생물의 모양을 보여준다.

'나무타기산미치광이'말고도 온몸으로 이름을 말해주는 동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웃는개구리'(Rana ridibunda)다. 이 동물은 개구리목 개구리과에 속하는 양서류로 녹색에 검은 점이 있는 가장 흔한 생김새를 갖고 있다. 그러나 "갸르르~ 걀걀걀~"하는 울음소리가 사람의 웃음소리와 비슷해 웃는개구리라는 절대 잊을 수 없는 특이한 이름을 갖게 됐다.

생긴 대로 이름을 짓는 경우도 있다. '지붕도마뱀'은 쥐라기 후기에 살았다는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의 우리나라 이름이다. 사우루스는 라틴어로 '커다란 도마뱀'이란 뜻이고 스테고는 영어로 '지붕' 또는 '판자'라는 뜻이다. 척추를 따라 삼각형의 큰 골판이 여러 개 나 있어 마치 지붕을 등에 얹은 모습 같다고 해 지붕도마뱀이라고 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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