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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곳도 있다 … SK, 환율 10원 내리면 600억 이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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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연일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서 수출기업들은 울상이지만 수입업체나 일부 업종은 오히려 미소를 짓는다.

정유업계가 대표적이다. SK의 올해 원유 수입은 160억 달러, 원유 가공 수출은 100억 달러로 예상된다.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600억원의 이익이 생긴다는 계산이 나온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비슷한 사정.

여행업계는 원화 가치가 올라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 쌍춘년 허니문 특수까지 겹쳐 해외 여행객이 지난해보다 9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니 항공업계도 덩달아 호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 하락에 따른 금융비용 절감 효과까지 봤다. 외화부채가 50억 달러인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500억원의 이득을 본다.

상당수 수입차 업체도 환차익이 짭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로화로 결제하는 독일 BMW 등 유럽 브랜드 수입업체는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 만큼은 아니지만 원화 강세 덕분에 환 차익을 본다. 하지만 본사와의 결제수단을 원화로 삼은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와 GM코리아 등은 별반 혜택을 보지 못한다.

환율 급등락에 대비해 환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나 환 변동보험을 활용한 업체들도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다. 통조림 깡통 재료인 석도강판을 만드는 동양석판은 올해 매출(2600억원)의 절반 남짓을 수출하느라 타격이 클 뻔 했으나 주도면밀한 환 관리로 위기를 피해갔다.

이 회사 이순호 재무팀장은 "대비가 없었으면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5월부터 중소기업에 환위험 관리지원 사업을 해 온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환 관리 지원 실적은 2509건(2억5240만 달러)이었는데 올해는 10월까지 2891건(3억7446만 달러)으로 크게 늘었다.

김승현·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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