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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검찰 「뇌물외유」의원 "수사확대" 여론에 안절부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잘돼야 본전" 푸념>
의원들의 놔물외유사건수사에 나선 검찰은 문제된 3명만을 대상으로 「일벌백계성」 수사를 해 사건을 종결지을 예정이었으나 이들 의원들이 다른 관련자를 물고 늘어지는데다 타 상임위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폭로되는 등 상황이 당초 의도와 다른 국면으로 전개되자 매우 곤혹스러워하는 표정.
검찰은 세 의원의 사법처리는 크게 어려움이 없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이것만으로 마무리지을 경우 『다른 의원들의 의혹은 왜 밝히지 않느냐』는 비난여론이 크게 일 것으로 예상, 벌써부터 「잘 돼야 본전」인 사건이라고 전망.
검찰주변에서는 이번 사건의 수사착수 동기 및 경위에 대해 여러 설이 무성한데 수사시작 후 여당 및 청와대의 민감한 대응을 고려하면 적어도 검찰의 완전 독자수사는 아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

<직접개입 사심없는데>
서울대는 음대생 입학 부정사건수사 발표이후 대학본부와 음대 교무과 등에 하루에도 30통이 넘는 항의전화가 쇄도해 해명에 진땀.
특히 전화내용 중에는 「대학본부를 불질러 버리겠다」 「총장실을 폭파하겠다」 「입시관련자들을 그냥 두지 않겠다」 등 협박성 전화도 많아 직원들이 긴장.
한 관계자는 『서울대가 입시부정의 무대가 된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며 『그러나 서울대교수·직원이 직접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이런 「협박」까지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하소연.

<교육부, 불똥튈까 걱정>
서울대음대 입시부정사건이 터지자 교육부는 불똥이 교육부에까지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교육부는 입시부정에 관련된 심사위원 명단이 교육부 내부에서 새어나갔는지 여부를 담당직원들을 상대로 확인하는 한편 예능계 고교교사·대학교수·학부모들을 차례로 접촉하면서 현행 공동관리제의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
그러나 사건발생 직후 치르게된 후기대 시험에서 심사위원 사이에까지 칸막이를 하도록 했는가하면 공동관리제 확대 등 제도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나서 너무 현상적·즉흥적 대응을 하는 인상. 일부에서는 『교육부차원이라면 이번 기회에 예·체능교육제도의 근본개혁안이 나와야할 것』이라고 지적.

<버스료인상억제 곤욕>
물가안정을 이유로 버스요금인상을 억제해온 교통부는 최근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 등이 신문광고 등을 통해 『정부가 운영하는 철도·지하철요금과 대기업이 운영하는 항공요금은 인상하면서 버스요금인상을 억제하는 것은 형평의 원칙에 어굿나는 처사』라며 버스요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서자 이들을 설득할 명분이 없어 난감해하는 표정.
버스운송사엄조합측은 『교통부는 지난해 6월 버스노조파업때 올해 초에는 버스요금을 현실화시키겠다고 약속하고 노사간 타협을 유도했는데 올들어 시침 뚝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며 「약속이행」까지 내세워 요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교통부관계자는 이와관련, 『급한불을 끄기위해 요금인상을 약속한 것은 사실이나 요금을 인상시키면 국민들이 발끈할 것이고 인상을 억제하자니 버스업자들이 으르렁거리고 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끙끙 앓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

<"경찰노력 때문" 강조>
치안본부는 걸프전쟁 이후 범죄발생 건수가 전보다 30% 정도 줄어든 현상을 놓고 전쟁여파에 따른 자숙분위기 확산 때문이라는 일부해석에 섭섭한 눈치.
한 관계자는 『전쟁이후 유흥업소 영업부진등의 영향도 물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지난해 범죄와의 전쟁선포 이후 강력한 범죄소탕전을 지속적으로 펴온 결과가 이제 나타나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경찰의 공헌을 애써 강조.
치안본부 집계에 따르면 강도사건은 하루평균 11.2건으로 지난해 평균 13.3건보다 2건 이상 줄었고 폭력사건도 하루 4백66·7건이던 것이 4백1건으로 감소.

<의료단출발에 홀가분>
국방부는 그동안 논란이 있었던 사우디아라비아파견 「국군의료지원단」이 23일 현지로 출발하자 홀가분한 표정.
관계자들은 의료진파견이 『전투병 아니면 돈』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에 대해 『최소의 성의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수 있는 조치』라고 자독.
한 간부는 『여러가지로 미국의 덕을 보고있는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도 하지 않으면 다른쪽에서 손해를 볼 것』이라며 『이번 의료진 파견으로 오히려 전투범파견 가능성도 50% 이상 줄었다』고 색다른 분석.

<"결항·지연 밥먹듯이">
24일 민간공항이 아닌 미공군비행장으로 회항했다 밤을 지새고 김포에 도착한 NWA023편 승객들이 내리기를 거부한채 농성을 벌이자 공항 상주기관 직원들은 『언젠가 한번은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다』며 항공사의 무성의를 비난.
직원들은 『NWA는 잦은 결항·지연으로 그동안 보세구역(CIQ) 내 출입국·총관·검역 및 정보수사 등 10여개 상주기관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연장시켜온 주범』이라며 고소하다는 표정들.
결국 NWA가 승객들에게 3백달러의 보상금을 약속하자 공항관계자들은 『인심잃고 돈 잃은셈』이라며 NWA측의 대오각성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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