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소매 겨울 코트 나왔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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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코트의 소매가 짧아 졌다. 9부·7부 수매는 물론, 팔꿈치에서 잘리는 5부 소매까지 출시되고 있다.

겨울 코트란 멋도 멋이지만 무엇보다 따뜻해야 제격이다. 그래서 응당 재킷의 길이가 넉넉하고 소매도 길다. 소매는 손등의 3분의 1 정도까지 내려와 속에 입은 옷을 완전히 가려준다.

이번 겨울은 예년보다 따뜻할 거란 예보다. 날씨가 유행을 창조한다고 했던가.

올 겨울 코트가 이상하게 달라졌다. 소매 길이가 짧아졌다. 소매의 끝부분이 손목 위로 올라가 속에 입은 옷이 훤히 드러난다. 9부는 물론 7부 소매의 코트가 많다. 심지어 팔꿈치에서 잘리는 5부 소매까지 나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요즘 여성들은 겨울에도 승용차로 이동하고 건물 안에서 생활하는 등 따뜻한 환경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이같이 파격적인 디자인의 겨울코트는 이런 생활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매가 짧은 이런 코트는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는 스타일인 '레이어드 룩'으로 입는다. 안에 입는 니트나 블라우스를 코트 밖으로 노출시켜 입는 스타일이다. 손목이 춥거나 허전해 보이면 긴 가죽장갑을 착용해 코디한다.

여성복 브랜드 '모그'의 경우 새로 출시한 겨울 코트 중 7부 소매 제품이 40%나 된다.

매장 관계자는 "소매가 7부인 코트는 요즘 없어서 못 팔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긴 소매의 제품이 더 많이 진열돼 있지만 진작 팔리는 것은 거의 7부 코트다. 몇 개의 인기 제품은 재고가 떨어져 본사에 세 번이나 추가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짧은 소매 끝을 더 넓혀 바람이 송송 들어갈 수 있게 한 것도 있다. 여성복 브랜드 '베스티벨리'는 소매의 폭이 팔꿈치에서 손목부분으로 갈수록 점점 넓어지는 스타일의 코트를 내놨다. 소매만 넓어지는 것이 아니다. 코트의 길이도 짧고 밑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형태다. 귀여운 스타일을 연출하기에 좋다.

여성복 브랜드 '비키'는 짧은 소매가 어깨선을 따라 폭넓게 일자형으로 내려온 재킷을 선보였다. 소매 폭은 넓지만 재킷 폭은 좁고, 길이도 짧다. 겨울코트보다 가을재킷에 가까운 디자인이다.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 밖에 팔꿈치부터 소매 끝까지 큰 주름을 잡은 코트 등 여러 가지 짧은 소매코트를 선보이고 있다.

여성복 브랜드 '구호'는 9부 코트를 출시했다. 소매가 어깨부터 손목까지 풍성하게 내려오고, 손목에서 밴드로 묶어 마무리했다.

이선화 비키 디자인실장은 "올해 겨울 코트의 큰 트렌드는 복고풍이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사랑받던 디자인을 반영한 제품이 많다. 특히 짧은 소매의 코트는 귀엽고 여성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어 인기"라고 말했다.

이런 트렌드는 모피 코트에도 반영되고 있다. 새 모피코트는 빨강.노랑.흰색, 파스텔 톤 등으로 색상이 화려해졌지만 길이는 한층 짧아졌다. 롱 모피코트를 자른 모피재킷이나, 7.9부 소매의 모피코트도 출시됐다. 원피스 위에 걸쳐 입는 숄 스타일도 인기다.

구호는 5부 모피코트를 내놨다. 디자인이 단순하다. 목에는 칼라가 없이 라운드로 마무리했다. 일자형 코트로 모피의 풍성함을 빼고, 몸에 잘 맞는 코트의 느낌을 살렸다. 목폴라 티셔츠를 입어 밖으로 보이게 코디하고, 스키니 진을 함께 입으면 단정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20~30대를 겨냥한 패션모피 브랜드에서 이런 경향이 더 강화되는 추세다. 진도F&의 '엘페', 근화모피의 '소프리티' 등은 올해 짧고 화려한 색상의 모피 제품군을 30%로 늘렸다. 지난해는 10% 정도였다.

LG패션 관계자는 "과거에 모피와 알파카 등 고급스러운 소재로는 고정된 느낌의 스타일의 옷만 출시되었다. 올해는 이 같은 고급소재를 다채롭게 활용하고 있다. 숄.재킷.망토 등 스타일도 다양해지고 소매나 품에 라인을 넣어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이 출시되었다"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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