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방 경영진에 사표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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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방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신동방 경영진에 대해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또 그동안 매각작업 방해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노동조합 간부와 간부협의회 대표에 대해 손해배상과 형사고발을 하도록 회사 측에 요구한 것으로 5일 밝혀졌다.

신동방 노사가 16.6% 임금인상안의 승인을 우리은행에 요청하자, 이를 승인하는 대신 매각협상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 것이다.

우리은행은 노조가 신동방의 매각작업을 계속 지연시킬 경우 경영진과 노조에 연대책임을 묻고 경영진 사표 수리와 함께 매출채권을 회수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3개항의 각서를 제출하도록 신동방 경영진에 요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대상 기업이며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신동방이 임금을 16.6%나 올리는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지만 이를 수용하는 대신 매각작업에 적극 협조해 달라는 취지로 승인 조건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병철 신동방 비상대책위원장은 "채권단이 7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임금협상을 볼모로 삼아 노조의 활동을 위축시키려 한다"면서 "최저임금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상분(8%포인트)을 제외하면 실제 인상 규모는 8.6%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채권단은 신동방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지난 9월 동원엔터프라이즈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노조의 반발 등으로 실사작업이 지난달 21일에야 시작됐다.

신동방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 9월 23일 매각 후 고용승계 보장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해 인천.수원.안산.진해공장의 조업이 6일간 중단되기도 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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