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외유」의원 3명 입건/검찰/특가법 적용… 내주중 소환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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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교체위소속 5명도 조사키로/평민,이재근위원장 사퇴시켜
국회의원들의 뇌물성 외유가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국회 상공위 이재근위원장등 3명을 정식으로 입건했으며 평민당도 이의원을 상공위원장직에서 사퇴시키기로 해 파문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관계기사 3면>
◇검찰=국회 상공위소속 의원 3명의 뇌물외유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 3부는 23일 그동안의 조사결과 이재근 상공위원장등이 한국자동차공업협회등 2개단체로부터 7만7천달러(한화 5천5백여만원)를 받은 것이 뇌물수수죄에 해당되는 것으로 결론짓고 이위원장등 의원 3명을 특가법 위반혐의로 입건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번 주말까지 참고인 조사를 끝내고 빠르면 다음주중으로 의원 3명을 소환,조사키로 했다.
검찰의 한 간부는 『이위원장등 3명이 구체적인 대가없이 자동차공업협회등으로부터 여행경비를 지원받았다 하더라도 「직무불가매수성」 원칙에 따라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판례도 있다』고 의원들에 대한 형사처벌방침을 밝혔다.
검찰은 이와 함께 그동안 수사결과 이위원장이 무역협회로부터 받은 1천4백60만원을 출국전 달러등으로 환전한 사실이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이 돈이 국내 은행등에 예치된 것으로 보고 은행구좌등을 추적하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22일 저녁 임도종 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등 2개단체 관계자 4명과 의원들의 여행을 안내한 아주여행사 관계자 3명 등 모두 7명을 소환,철야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번 사건 수사가 마무리되는대로 교육체육위 소속의 5명이 국민체육진흥공단등으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받은 것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평민당=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23일 뇌물성 외유로 물의를 빚은 이재근 국회 상공위원장을 위원장직에서 사퇴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김총재는 이날 총재단 회의를 주재한뒤 기자간담회를 자청,『우리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고 『당 자체조사와 검찰조사결과 위법성이 드러나면 추가적인 제재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민자당=23일 오전 김영삼 대표최고위원 주재로 핵심당직자 회의를 열어 의원 뇌물외유로 말썽을 빚고 있는 상공위소속 박진구의원에 대한 검찰조사가 끝나는대로 당차원의 징계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박희태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뒤 『박의원은 외유자금을 걷는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으므로 일단 검찰조사과정을 지켜본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의 장석화 대변인은 23일 국회의원들의 뇌물외유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민자·평민 양당소속 의원들의 뇌물외유 행각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당은 검찰의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동시에 민자·평민 양당이 국민에게 깊이 사과하고 자체적으로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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