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3명 “뇌물외유” 수사/자동차협·무협서 7만7천불 지원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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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재근·박진구·이돈만의원… 2명은 부부동반
서울지검 특수3부(이종찬 부장검사)는 22일 국회상공위의 이재근 위원장(평민)·박진구(민자)·이돈만(평민)의원 등 상공위 소속 국회의원 3명이 한국자동차공업협회·한국무역협회로부터 7만7천달러(한화 5천5백여만원)의 경비를 받아 미국·캐나다 등지를 여행했다는 혐의를 잡고 조사에 나섰다.
검찰은 19일 오후 자동차공업협회장 전성원·부회장 임도종·국제부장 이동화씨 등 협회 관계자 3명과 무역협회 부회장 노진식·기획조정실장 임승택·기획조정실 기획역 김범수씨 등 무역협회 관계자 3명 등 모두 6명을 검찰로 소환해 참고인 조사를 끝냈다.
검찰 조사결과 자동차공업협회는 국회 상공위로부터 경비지원 요청을 받고 5만7천달러(한화 4천94만원)를 의원 해외여행 안내를 맡은 여행사에 지급했으며 무역협회는 「입법자료등 수집을 위한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받고 1천4백60만원(2만달러 상당)을 한화로 상공위에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의원중 이위원장은 혼자,나머지 2명은 부부동반으로 9일 출국했고 이들의 여행에는 자동차공업협회 임부회장·이국제부장 등 2명이 안내를 맡아 동행했으며 이들 일행은 18일 귀국했다.
이들의 여행에 동행했던 임부회장등 2명은 자신들의 여행경비 명목으로 협회측으로부터 1만6천달러를 별도로 지급받아 출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 의원들이 2개 협회측으로부터 여행경비를 지원받은 사실은 분명하나 이것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뇌물수수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협회 관계자들을 다시 소환,정밀수사를 편후 의원들에 대한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와 관련,자동차공업협회측은 『여행경비를 사전에 현찰로 준적은 없다』며 『그러나 수행한 직원 2명이 숙식비등 이의원등의 여행경비를 지불한 것이며 관련되는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동차공업협회측은 『이의원등은 현대자동차 북미지역의 수출라인을 점검했으며 이와 관련,현대자동차측의 편의제공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무역협회측도 『정식 공문을 받고 통상외교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특계자금중에서 이의원등에게 여행경비를 보조해 주었다』면서 『법적인 하자는 없으며 이의원 이외에도 비슷한 경우는 많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위원장등은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자동차공업협회가 비행기 티킷·호텔숙식비 등 체재비 일체를 부담했으며 무역협회는 2만달러의 판공비를 건네왔다』고 시인했다.
이위원장은 그러나 『자동차공업협회가 얼마를 지출했는지는 모른다』며 『금전을 받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위원장등은 또 무역협회와 KOTRA에 협조공문을 보낸 것과 관련,『의원들의 외유 안내등을 위해 협조를 요청한 것이며 여비협조등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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