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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마당] 물 풍부할 때 소중하게 아껴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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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며칠 전 살고 있는 아파트에 단수조치로 수돗물이 나오지 않아 목욕탕을 찾았다. 탕에 들어서자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통에서 콸콸 흘러 넘치고 있는 물이었다. 누군가 일부러 받고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물은 마냥 넘쳐 흘러내리고 있었다. 바로 옆 벽에 붙은 '물을 아껴 씁시다'라는 문구가 무색할 정도였다. 목욕탕 안을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도 말 그대로 물을 물 쓰듯 마구 쓰고 있었다.

태풍 매미 때문에 동네에 일주일 넘도록 물이 나오지 않아 고생한 적이 있다. 그땐 한 바가지의 물로 세수를 했고, 그 물도 그냥 버리지 않고 다시 활용하곤 했다. 지금은 전국 어디서나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잘 나오지만 가까운 미래에 물의 양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고 언젠가는 단수로 고생하는 날이 올 것이다. 물은 풍부할 때 소중하게 지켜야 한다. 유엔이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지정했다는 데 우리는 얼마만큼 이 사실을 절감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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