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활동하며 정치재기 손꼽아|김옥선<전 국회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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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김옥선」하면 으레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남장여인」과「파동」이다. 앞의 것은 남자복장차림을 하고 다니는것 때문에 생긴 말이고, 뒤의 것은 75년 9대의원시절 유신·독재체제에 정면으로 대항하는 발언을 했다가 의원직까지 사퇴한데서 들은 말이다.
여성으로서는 유일한 지역구3선 의원(7,9,12대)이기도한 김옥선씨(75)는 요즘 자신이 설립한 교회(8곳)를 보살피는 일과 종교지도자들 모임에 참석하는 등 교회활동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정계를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는「화요회」란 모임을 조식, 서울 다동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1주일에 한두 번 정도 들른다. 이곳에서 김씨는 선·후배의원, 동지들과 만나 세상 돌아가는 얘기도 나누며 재기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화요회란 어떤 모임인가요.
▲서로 뜻이 맞는 전·현직야권의원들끼리의 단순한 친목모임입니다. 화요일에 한번 만난 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75년10월 이른바 「김옥선 파동」이후 자진 사퇴했는데 외부의 압력이라도 있었나요.
▲직접적인 압력은 없었고 당론(당시 김영삼 총재)이 그렇게 정해졌기 때문에 당명을 따랐을 뿐입니다(이후 김씨는 10년 간 공민권을 박탈당해「정치적 식물인간」이 됐다).
-13대 총선 때 당선되리라는 전망들이 많았었는데요.
▲13대 총선은 한마디로 정치인은 국민을 타락시키고, 국민은 정치인을 부패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인신매매는 정치인들이 먼저 시작했다고 보아야합니다. 표를 돈으로 사는 것이 곧 인신매매 아닙니까.
-여성으로서 정치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까.
▲많이 있죠. 만약 여성이라는 핸디캡만 없었다면 벌써 대통령이 됐을 겁니다.(웃음)
-현재의 정치를 어떻게 보십니까.
▲정치인의 양심이 필요합니다. 철학과 소신들이 없어요. 지금 우리 사회가 어지러운 것도 바로 정치인들의 이 같은 무 정견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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