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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대 일하며 배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가난·질병·가정사정등 갖가지 이유로 대학진학 기회를 놓친사람이 뒤늦게 배움에의 갈증으로 대학교육을 받고자 했을 때 어떤 방법이 있을까.
일반대학에 가자니 실력이 부족한데다 생업을 포기할 수 없어 안되고, 사내대학이나 일부대학에 설치되어있는 평생교육원 등은 정식 졸업장이 나오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성에 차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설립·운영되고 있는 곳이 방송통신대와 산업대 등 개방체제 대학이다. 이들 대학은 입학이 비교적 쉽고 학비가 싸며 본인의 수학능력 및 형편에 따라 수업연한을 마음대로 늘릴 수 있어(방송 대는 10년까지, 산업 대는 무제한)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특히 산업대의 경우 최근 일반 대 진학동기를 지닌 낮은 연령층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면서 일반대학화되는 경향을 보여 본래 취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신입생 선발작업이 한창인 이들 대학에 대해 알아본다.
◇방송통신대=서울동숭동169에 위치한 국립대.72년3월 서울대부설 초급대학과정(5개학과 1만2천 여명 정원)으로 출발해 81년2월 5년제 학사과정으로의 개편, 82년2월 독립대학으로의 승격 등 발전과정을 거쳐 13개학과에 15만 명의 재학생을 거느린 오늘에 이르렀다.
91학년도 신입생 모집요강을 보면 모집인원은▲국어 과6천5백 명 ▲영어 과5천2백 명 ▲경영학과7천8백 명 ▲경제학과3천9백 명 등 13개 과 6만4천 명이며 별도 입학시험 없이 고교과정의 학업성적을 보는 서류전형으로 선발한다.
원서교부는 10∼22일, 접수는15∼19일(우편접수)·17∼22일(창구접수)이며 교부·접수처는 대학본부 또는 각 지역 학습 관이다.
방송대의 수업은 강의실에서의 대면교육이 아니라 라디오·TV·학교신문·출석수업 등의 특이한 방법.
방송강의는 주된 교육방법의하나로 교육방송을 통한 주당 1시간의 라디오강의와 주당 1시간의 TV강의로 이루어진다.
방송강의는 방송대 또는 서울대 교수들에 의해 교과서 내용 중 어려운 부분 또는 핵심부분을 보충 설명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여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되며 스스로 공부해 나간다는 정신자세를 가져야한다.
지정된 시간의 방송강의를 청취하지 못한 학생들은 방송대 도서관이나 시·군까지 퍼져있는 지역학습관에 비치된 녹음테이프 및 비디오녹화테이프를 이용 할 수 있다.
방송수업 외에 매학기 5일간의 출석수업이 전국 32개 협력학교에서 방학기간 중 시설과 교수진을 지원받아 이루어진다. 이때는 자학·자습과 방송강의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한 강의와 실험실습·시험 등이 실시된다.
이밖에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물을 교수들이 첨삭 지도해 학생들에게 반송하는 과제물 지도, 주간으로 발행되는 학보 및 지상강좌 학습지를 통한 지도, 지역순회 특강 등이 병행된다. 성적평가는 출석수업을 실시하는 과목의 경우 1부 시험(객관식)70%, 2부 시험(주관식)30%로 출석수업을 실시하지 않는 과목의 경우 1부 시험 70%,과제물제출 30%로 한다.
과목별로 출석수업 시간수의 4분의1이상을 결강하거나 F학점을 받게되면 그 과목의 성적을 취득할 수 없다.
졸업은 1백4O학점(교양과목41학점, 전공과목 72학점, 일반선택27학점)이상을 취득하거나 1백10학점이상 취득자에게 응시자격이 부여되는 졸업학력평가시험에 합격해야 가능하다.
학기 당 등록금은 교재포함,4만8천 원 선으로 저렴하며 등록을 안 하면 자동휴학, 등록을 하면 자동 복학되는 등 학적변동도 무척 간단하다.
학교 특성상 졸업 률은 높지 못해 5년 제때 졸업은 6%선, 재학연한 10년을 가득채운 후 졸업은 30%선이나 최근 5년 간 50여명의 졸업생이 행정·사법고시 등 각종 고시에 합격했을 정도로 졸업생 수준은 높은 편이다.
방송 대는 91학년도 신입생정원을 1만5천명 증원한데 이어 92학년도엔 무역학과·응용통계학과 등 4개 과를 증설하며 가까운 시일 내 학제를 4년제로 개편하고 종합대학으로 승격하겠다는 등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방송 대를 정규대학시하지 않는 일부 사회의 시각, 방송대의 역할을 오히려 위축시킬지 모를 「독학에 의한 학위취득 제」시행 등은 방송 대 발전전망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대=산업대의 설립취지는 방송대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실험·실습위주의 공업 계열교육에 대한 대학교육 욕구를 충족시켜보자는 데서 비롯됐다.
즉 일하면서 배우는 산학협동형 대학으로 산업현장의 직무능력향상과 전문 기술인으로서의 필요한 능력을 함양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이에 따라 산업대는 4년제이지만 수업연한은 무제한이며 야간위주로 운영되고 등록금도 국립대의 3분의1선(한 학기20학점 신청기준 30만원내외)으로 저렴하며 ▲기술·기능사자격 취득자 ▲산업체 근로자로 그 사용자가 위탁한 자 ▲산업체 1년 이상 근무경력자 ▲실업계고교 출신자 등에게 입학전형 때 최저 8%에서 최고 25%에 이르는 가산점을 주는 등 독특하게 운영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젊은 연령층이일반대 진학좌절의 대안으로 많이 입학하면서 산업대의 독특한 성격을 버리고 일반대학처럼 변모하기를 요구하고 있어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학교 이름에「개방」자가 들어있던 전국의 6개 산업대가 최근 들어 모두 서울산업대·부산공업대·대전공업 대(이상 국립)·광주대·경북산업대·전북산업대(이상 사립)등으로 개칭했으며, 입학전형 때 고교를 갓 졸업한 사람들에게 절대 유리한 선발고사(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를 치르고 전형날짜도 일반 후기대와 같게 잡는 것 등이 바로 이 같은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 흔적들이다.
서울산업대의 이동희 학장은『산업대가 현재 당면한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모든 계층의 기술인력을 공급하는「다기능 종합대」체제로 전환되어야 하며 산업체의 요구에 따라 단과 대 기능을 수행하는 5개 교육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야한다』고 주장하고 ▲산업체위탁교육과정 ▲전문대 출신자를 위한 전문기술인 양성과정 ▲지역사회성인을 위한 평생교육과정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실습용과정 ▲중소기업 경영자 양성과정 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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