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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공개행사 않고 기도/시한넘겨 불안한 평화<세계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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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백악관 경비 강화… 일선 심야방송 줄여/불 “이라크 이롭다” 페만 기상예보 중단
평화적 해결의 기대가 모두 사라진채 최종 시한인 15일(한국시간 16일)을 맞은 미국·이라크 및 세계 각국은 전쟁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사태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에서도 전쟁이외의 다른 말은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이라크에서도 승전을 호언하고 있다.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군시한 당일의 세계 표정을 모았다.<편집자주>
○…부시 미 대통령은 15일 일체의 공개행사를 피한채 국가안보와 정보에 관한 정례적인 브리핑을 받기 시작함으로써 전쟁이 눈앞에 임박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평소와는 다르게 아침 일찍 백악관 뜰을 거닐며 운명의 날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를 사색한 뒤 성공회의 브라우닝주교와 미 상원의 담임목사인 할버슨 목사에게 전화.
부시 대통령은 『이 어려운 시기를 맞아 나는 지금까지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며 심정을 피력했으며 이들 종교지도자들은 『대통령과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약속.
부시 대통령은 이어 전쟁이 발발할 경우 경제대책을 논의키 위해 브래디 재무장관과 경제팀을 백악관으로 소집.
이어 그는 체니 국방장관·베어커 국무장관,파월 합참의장·스코크로프트 안보보좌관·수누누 비서실장·퀘일 부통령 등이 참석하는 안보회의를 소집,『현 시점에서 무력사용과 외교와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를 검토했다』고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이 발표.
피츠워터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깊은 사색속에 단단한 각오를 하고 있다』며 『그는 우리가 취하는 조치들이 옳은 것이며 우방의 결속이 단단함을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
피츠워터 대변인은 『최후의 다짐을 위해 대통령이 사담 후세인에게 전화를 걸거나 이라크에 대해 마지막 접촉을 시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제 최후의 결심만 남았음을 피력.
백악관 구내는 개전시 이라크의 지원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경호병력이 추가 배치되는등 경계가 강화된 모습이다.
○…미 국방부의 윌리엄스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쿠웨이트에 배치된 최근의 병력현황을 발표하면서 『미군은 대통령의 어떤 명령이라도 이행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고 전투태세에 돌입했음을 발표.
윌리엄스 대변인은 67만명의 다국적군이 포진을 끝냈음을 발표하면서 『항공모함 아메리카호가 홍해로 진입함에 따라 6대의 항모가 전투지역에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워싱턴=문창극특파원>
○…페르시아만에서 개전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석유수입의 70%를 중동지역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도 「제3차 오일쇼크」에 대비한 움직임에 부산한 표정이다.
관이 주도,기업과 민간이 협조하는 비상체제의 점검이 기본줄기를 이루고 있지만 위기에 민감한 일본 국민들의 자발적 협조자세도 두드러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심야 TV방송의 자숙과 야간 네온사인 조명 등의 소등이다. 24시간 계속 방송을 원하는 광고스폰서들의 요청에도 불구,일본 민간방송국은 지난해 10월 이후 오전 2∼6시까지의 방송은 중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긴자(은좌)·신주쿠(신숙)·롯폰기(육본목)·시부야(삽곡) 등 동경시내 번화가도 지난 연말연시 대목경기에도 영업시간이 지나면 네온사인을 꺼 쓸쓸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일본정부가 지난해 10월말 페르시아만 전쟁발발 위기에 대비,미리 대책을 세운 동계 에너지절약대책은 15일 개전임박과 함께 더욱 철저하게 지켜지도록 통산성등 관계부처는 독려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동경=방인철특파원>
○…프랑스는 15일 페르시아만의 기상예보가 이라크군을 도울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국 기상대들에 대해 페르시아만 기상예보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프랑스 기상대의 한 대변인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프랑스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내려진 것이라고 전했는데 프랑스 기상대는 페르시아만의 기상을 4∼5일전에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반면 이라크는 그같은 예측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의 군사소식통들은 변화무쌍한 페르시아만의 기상상태가 군사작전에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조치가 취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프랑스는 다국적군에 1만명의 병사들을 파견했다.
○…전쟁 발발이 초읽기에 들어간 14일 미국의 주요 도시를 비롯한 런던·로마·베를린 등 세계 각국에서 평화주의자들의 반전시위가 벌어졌다.
다국적군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1만여명의 반전주의자들이 이날밤 백악관 외곽에서 『석유를 위해 피를 흘려서는 안된다』는 등의 반전 구호를 외치며 촛불시위를 벌였다.
시카고에서도 수천여명의 시위자들이 3시간 이상 거리를 차단해 채 시위를 벌였으며 이중 2천여명은 연방 정부청사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고 이밖에 샌프란시스코와 디트로이트·시애틀·미니애폴리스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도 유사한 시위가 벌어졌다.
동경에서도 1백명에 가까운 미국인들이 시내 중심가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시가행진을 벌였으며 시드니를 비롯한 호주의 주요 도시에서도 점심시간을 이용,시위가 벌어졌다.
미국과 함께 대 이라크 강경자세를 고수해온 영국의 런던에서도 반전시위가 벌어졌는데 참가자들은 15일 이른 저녁부터 트라팔가 광장에서 촛불 시위를 벌였다.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가 다국적군의 공격을 받게 될 경우 쿠웨이트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고문인 예프게니 프리마코프가 15일 말했다.
60년대 소련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의 중동특파원으로 일할 때부터 후세인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온 프리마코프는 사우디가 미국의 군사개입을 요청하고 일부 아랍국들이 반이라크전선에 가담할 줄은 후세인은 예상하지 못했으며 소련도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여 자신의 상황판단이 어긋났음을 털어 놓았다고 말했다.<외신 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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