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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구청옥영길씨『남자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현직 구청계장인 공무원이 쓴 수필집이 정초 서점가에 베스트셀러로 등장해 화제가 되고있다.
서울 중구청 녹지계강옥영길씨(47)가 23년간의 공무원생활 주변얘기를 모아 쓴 『남자의 가계부』 (도서출판 다나간)가 화제의 책.
지난해 11월25일 초판이 찍혀 나온뒤 교보문고에서 2주연속 비소실부문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한달여만에 5천권이 모두 팔려 2판을 인쇄중이다.
『어렵지만 밝고 즐겁게살려 노력하는 평범한 가강의 진솔함이 공감을 얻은것 같다』 고 말하는 저자 옥씨는 특히 모범적인 공무원생활로 중앙일보사가 제정한 「청백봉사상」 의 제7회(83년) 수상자로 선정됐던 「청백리」여서 더욱 신선한 감명을 주고있다.
10여년전부터 글로 써모은 생활주변의 자그마한 기쁨들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다는 옥씨는 책을 낸뒤 지금까지수백통의 격려전화와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제 아직 뿌리도 돋아내지 못하고 꽃대도 올리지 못한 못난이 하나만남았다….」 84년1월에 쓴「겨울꽃이야기」는 종묘회사에서 납품일을 하고 아내가 삯대신 얻어온 히야신스 10뿌리가 꽃을 피우자 이웃에 모두 나눠준뒤 기쁨과 아쉬움을 함께 적은 글.
「…그날부터 종이학을 점기 시작했다.…아버지가할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어서 미안하구나.…」 89년1월 대입을 앞두고 과외한번 시키지 못하는 고3생 큰딸 윤경의 건강과 합격을 빌며 1천마리 종이학을 접은 애틋한 부정을 담은 「종이학」.
윤경양(21·경기대 경영2) 에 이어 강남 지명군(19)도 올해 대구한의대에 합격시킨 그 부정은 「싸리꽃 칠월」 「아버지의 유산」 에선 거꾸로 27년전 세상을 떠난 농군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변하기도 한다.
경남거제군연초면 섬마을농초헤서 5남3녀중 둘째로 태어난 옥씨는 군목무를 마친 68년 5급공무원(현9급)임업직시험에 응시, 공박이 됐다.
거제농고 재학때부터 4H등 농촌청년활동에 앞장섰고 23년의 공직도 농초치도소와 농축·녹지과등에서만 붙박이근무를 해 1백여 수필중엔 「흙」을 그리는 내용이 꽤 많다.
어린이대공원에 근무하던 82년 도시어린이들에게 자연을 배우게 하기위해 공원안 3천평 부지에 벼·고구마·오이등 국내에 있는 1백27종의 온갖 농작물 밭을 일궈 자연학습영농장을, 1백50평에 옥수수를 심고 망을 씌워 메뚜기사육장을 만들어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게한 그의 공적도 그런 성장체험에서 나왔다.
당시 백과사전을 뒤져가며 모시풀은 고향의 노모(74)로부터, 귀리는 강원도농촌지도소의 협조를얻어 종자를 우송받는등 전국각지에서 농작물을 얻고 김포들에가 개구리1백여마리를 직접 잡아다 기르며 꼬마손님들에게 자연공부를 시킨 정성이 간접 계기가 돼 청백봉사상을 받았었다.
빠듯한 봉급으로 세자녀를 키우느라 10여곳의 셋방을 전전했고 아직도개포동 21평짜리 공무원임대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부인 김복련씨(43)도 79년과 83년 여성저축 추진중앙회등에서 두차례나 알뜰주부상을 받아 「그 남편에 그 아내」란 칭송을 듣는다. <김석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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