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병 필요하면 파병 검토”/이 국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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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군의료진 백54명 빠르면 월말 파견
정부는 페르시아만 다국적군 지원을 위해 군의료진 1백54명을 파견하는 것과 함께 사태가 악화돼 필요할 경우에는 전투병력의 파병도 검토키로 했다.
이종구 국방장관은 11일 군의료진 파병 발표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정부는 현재 전투병력 파병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으나 다만 사태가 악화돼 미국 또는 다국적군에서 강력히 이를 요청해 왔을때 파병하지 않음으로써 국익에 손실을 가져온다고 판단되면 파병문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장관은 의료진 파견에 대해 『군의관 26명과 간호요원 20명,취사·경비·행정 등 의무관 지원병력 49명 등 모두 1백54명의 의료단을 구성해 국회동의를 얻는 즉시 빠르면 1월말,늦어도 2월초에는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시국회는 24일 개회되며 정부는 파병동의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주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국방부의 의료지원단 파견계획에 따르면 대령을 단장으로 구성된 지원단은 ▲6개월 근무후 교대를 원칙으로 파견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북쪽 쿠웨이트 국경에서 1백20㎞쯤 떨어진 알누아이리아시에 주둔해 ▲다국적군을 상대로 의료지원활동을 편다.
국방부는 의료진 파견에 앞서 15일 현지조사단 26명을 보내 사우디아라비아측과 병원시설 및 보급상황 등을 최종점검할 예정이며 병원시설과 의료장비 및 급식 보급지원 등은 모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제공하게 되고 병원시설로는 현대식 영구건물이 이미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이 주둔할 알누아이리아시는 인구 3만의 교통요충지로 부근에 미군의 보급기지가 건설중에 있으며 정부는 유사시에 대비해 파견요원 전원에게 총기와 탄약은 물론 화학전 대응장비를 휴대시킬 방침이다.
군의료지원단 파견에 따른 우리 정부의 경비부담은 연간 80억∼90억원으로 예상된다.<관계기사 2면>
◎대통령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평민,파병반대 논평
박상천 평민당 대변인은 12일 이종구 국방·이희일 동자부장관이 11일 밝힌 「페만 전투병 파병 고려」발언에 대해 논평을 내고 『노태우 대통령이 연두회견에서 약속한 「전투병 파병용의는 없다」는 말에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이를 중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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