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 내달 중순 심야공습/군사전문가들의 페만전 시나리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기지 폭격→심장부 강타→탱크전 3단계/이라크선 유전 폭파하며 화학·세균전
미­이라크 외무장관회담 결렬을 계기로 페르시아만에 전쟁임박감이 짙어지고 있다. 유엔이 제시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철수시한이 15일로 박두했지만 당장 개전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2월 중순께 전단이 열릴 것으로 일본 방위청은 예상하고 있다. 전쟁은 미제공권 장악을 전제로한 이라크 주요 군사시설에 대한 융단폭격,작전심장부 공습,지상군 투입 등 3단계로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페르시아만에서의 전쟁은 미국의 선제 대규모공급에 의한 이라크의 주요 군사시설이 불바다를 이루는데서 시작될 것이란 점에서 일치한다.
미국은 우선 이라크 영토에서 20여곳의 공군기지와 60여 미사일 발사대를 정교히 선택,대규모 야간 공습을 감행함으로써 개전의 신호탄을 올릴 것으로 시나리오들은 점친다.
이라크는 불제 미라주 전투기 30∼35기,소제 미그 1백∼1백40기를 포함해 모두 5백여기의 전폭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중 일부는 미군 공습에 의해 파괴되지만 대부분은 공중전에 가담할 수 있다.
이어 미국 공격의 제2탄은 그로부터 2∼3일 후 이라크의 군수산업·지휘사령부,특히 이라크 남부와 쿠웨이트의 탱크저장소·도로·교량·유류 및 식수 창고 등에 집중됨으로써 바스라와 이라크·쿠웨이트 접경지역 사이는 초토화될 것으로 그려진다.
이 공격이 성공하면 쿠웨이트 영내 이라크군은 고립상태에 빠져 전전 비축분외의 식량·연료·탄약·장비 등의 추가공급은 불가능하게 된다.
게다가 후세인의 최정예부대로 꼽히는 10만5천여명의 혁명수비대는 바그다드와 이라크 남부지역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계속되는 미 융단폭격을 뚫고 쿠웨이트 전선에 투입되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미 군사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개전 1주일 후 미국의 지상군 공격이 시작돼 사막에서는 치열한 탱크전이 벌어진다. 이라크는 이미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접경지역을 따라 서부 쿠웨이트 지역까지 견고한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탱크대열의 정면돌파는 힘든 작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10일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한 한국전 이래 최대규모의 기동상륙부대가 쿠웨이트 동부해안으로 상륙작전을 펴고 미 공정부대는 방어진지 후방에 대한 공수작전으로 이라크군을 교란하면서 육상의 탱크부대는 이라크 방어진지 사이의 협로를 뚫고 공격해 들어가는 양면전략을 구사해나갈 것이다.
이라크는 이에 대응,다국적군 육상부대를 방어진지의 좁은 「사지」로 몰아넣고 밀집공격을 가하는 반격이 예상되므로 양측의 사상자수는 이때부터 급증하는 긴박한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그 다음은 소위 「공대지작전」이 펼쳐진다.
우선 B52폭격기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섬으로부터 발진,이라크의 지뢰밭을 소제하기 위해 융단폭격을 감행하고 코브라·아파치 헬기가 이라크의 기갑부대를 미사일로 타격할 것이다.
이러한 화력이 집중되면 5분도 못돼 1개 사단을 전멸시킬 수 있을 것으로 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미군은 특히 적외선 안경·전방투시 적외선장치(FLIR) 등의 야간 작전훈련을 쌓아왔기 때문에 대부분의 공·지작전은 다국적군에 유리한 야간에 감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미국의 위성은 모든 이라크군의 배치·이동 및 전자교신 등을 포착해내 작전에 이용할 뿐만 아니라 전파방해장치를 가동,이라크군의 작전교신을 교란시키는 방법도 활용할 것이다.
이에 대응하는 이라크군의 작전은 거의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미군의 공격을 받는 순간부터 후세인이 공언해온 화학·세균무기를 실은 미사일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시설 및 이스라엘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될 수 있다. 이라크는 또한 이들 국가들을 포함,서방각국에서 테러공격을 감행함으로써 다국적군의 동요를 유발시키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상자가 얼마나 발생할 것인가 하는 것. 트레버 두피 미 예비역대령은 정밀한 분석을 통해 대 이라크전에서 미군은 개전 10일만에 1천2백∼3천명의 사망자와 7천∼1만6천명이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 이라크전이 단기전이 되리라는 예상은 일반적이지만 기간이 짧다고 해서 인명희생이 적은 것이 아니라는 점때문에 전쟁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박영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