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의 새OS '윈도비스타' 수혜는 누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윈도비스타가 지난달 30일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에 선보인 윈도비스타 버전은 기업용이고, 내년초 일반고객용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다.

윈도비스타는 기존 OS의 업그레이드 판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OS 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윈도비스타 등장이 과거 도스 운영체제 환경에서 '윈도95'로 바꾼 것만큼 파장이 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PC, 모니터 등 관련업계에서는 윈도비스타가 출시되기전부터 윈도비스타 특수에 대한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었다. 특히 그동안 대기수요로 성장이 둔화됐던 PC업계는 내년초 윈도비스타의 일반용 버전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제품판매를 촉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D램 반도체 "반갑다, 윈도비스타"=윈도비스타의 출현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쪽은 반도체업계다. 특히 삼성전자, 하이닉스같은 국내 반도체업체들은 윈도비스타 출시를 즈음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유는 윈도비스타를 사용하려면 메모리 용량이 넉넉해야 하는데, 메모리 반도체가 바로 'D램'이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정창원 연구원은 "비스타를 1GB D램에 1.8GHz CPU 사양의 PC에서 가동했더니 잘 돌아가더라"며 "윈도비스타는 CPU 성능보다 메모리 용량이 커야 하는데, 삼성전자 하이닉스같은 국내 D램 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올 상반기 PC 신제품의 평균 메모리는 600 ̄700MB 수준"이라며 "내년에는 비스타가 구동될 수 있는 최소 메모리인 1GB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PC 1대당 메모리 수는 약 60 ̄70% 증가하게 된다.

정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비스타 출시를 기다린 대기수요로 인한 PC 판매 증가 10%에 PC 1대당 들어가는 메모리 숫자의 증가분 60 ̄70%를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80% 정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D램 시장을 사상 최대 규모인 445억달러로 전망했다. D램 시장의 정점은 윈도95가 출시됐던 1995년의 408억달러가 정점이었다.

플래시 메모리 부분도 비스타 수혜 품목이다. 윈도비스타에는 플래시 메모리를 컴퓨터 안에 넣으면 속도가 빨라지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LCD도 수혜.. PC는 외화내빈?=최근 2년간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LCD업계도 윈도비스타는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대형 LCD 모니터만이 윈도비스타의 화려한 그래픽 화면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윈도비스타 출시를 계기로 LCD모니터 화면크기가 17인치에서 19인치로 주도권이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LCD는 PC 판매와 맞물려있기 때문에 윈도비스타에 따른 LCD 판매증가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PC 교체수요는 윈도비스타 일반용 버전이 시판된 이후부터"라며 "제품이 나오면 소비심리는 관망세에서 실천모드로 바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년 2월 일반 소비자 버전의 윈도비스타 출시에 맞춰 대대적 마케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PC업체들의 수혜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PC업계 관계자는 "내년 PC 경기가 올해보다 낫겠지만 5년마다 일어나는 PC 교체주기를 감안할 때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포털 등 인터넷산업 위기?기회?

윈도비스타 출시는 국내 금융기관, 전자정부 등 공공기관 사이트, 포털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 산업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윈도비스타 환경에서는 기존 사이트의 서비스들이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일부 서비스의 경우, 윈도비스타를 돌리면 제대로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불평들이 나오고 있다. 지나친 보안 강화로 인터넷 뱅킹이 안되는가 하면 전자상거래 서비스도 이용이 안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게임이나 포털사이트의 주요 서비스도 상당수 이용이 안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국내의 불만에 MS측은 은행이나 포털쪽에서 윈도비스타의 보안정책에 맞춰 해당 소프트웨어를 수정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국MS는 이달부터 국내 금융사, 포털, 게임회사를 초청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법과 샘플코드를 제공할 계획이다. 표준은 우리가 정했으니 낙오되기 싫으면 따라오라는 정책인 셈이다.

대우증권 정 연구원은 "국내업체들 입장에서 MS의 정책이 기분 나쁠 수 있지만 새로운 비스타 환경에 자신들의 서비스를 맞추지 못하면 경쟁에서 도태될 것이고, 반대로 빨리 적응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부터 새로 구입하는 새 PC의 경우 대부분 윈도비스타가 기본으로 깔린 제품인데 만약 비스타 환경에서 특정 서비스가 안된다면 소비자는 PC를 바꾸는 대신 비스타 환경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서비스를 찾아갈 것이란 설명이다.

<머니투데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