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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리빙] 정리하면 뭐하나 … 버려야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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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버릴 줄 모르는 '창고형 인간'은 깔끔하게 살기가 참 어렵다. 수납력이 좋다는 가구도 사보고 날 잡아 대청소도 해봐도 집 안은 여전히 어수선하다. 정리의 기본, 잘 버리는 기술을 알아본다. '정리하면서 버리기'보다는 '버리면 정리된다'는 게 진리다.

#일단 분류한다

잘 버리기 위해서는 우선 버려야 할 것과 두어야 할 것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

'언젠가는 쓰게 되지 않을까'의심스러운 물건은 한 달 정도 별도 보관한 뒤 한번에 버린다. 싸게 주고 샀지만 여러 모로 활용도가 높을 것 같은 면 티셔츠, 꼭 찾으면 없는 자질구레한 문구류,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은 정보나 연락처가 담긴 전단지 등 당장 버려야 할지 망설이게 되는 물건들은 따로 박스를 마련해두고 한 달 동안 보관한다. 한 달 뒤 그 박스 안에서 한 번도 쓰이지 않은 물건은 과감하게 박스째 버린다.

내가 안 쓰는 물건 중 누군가에게 주어도 아깝지 않을 만한 수준의 물건이 있다면, 그런 마음이 들었을 때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바로 수배한다. 버리려는 물건의 임자가 일주일 내로 나타나지 않으면 과감하게 처리한다. 이 세상 어떤 것도 이론상으로는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이다. 하지만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을 끌어안고 사는 것은 쓰레기를 안고 사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못 쓰는 물건인데도 아쉬워 두게 되는 것은 당장 버린다. 혹시라도 고쳐서 다시 쓸 수 있지 않을까 처박아둔 구식 다리미, 몇 십 년 두면 골동품이 돼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둔 물건들…. 유통기한이 지나 어떤 경우에라도 쓰지 못할 물건, 희소성 없는 낡은 물건, 고치는 값이 더 드는 고장 난 물건 등은 과감히 버린다.

추억 때문에 못 버리는 물건도 있다. 이런 물건들은 부피를 줄여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아이의 그림은 스캔해 파일 형태로 컴퓨터에 저장하고, 아이의 배냇저고리.첫 이불 등은 일정한 크기로 잘라 패치워크 이불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집 안에 들이기도 전에 버려야 할 것도 있다.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볼 때는 마트에서 버리고 올 수 있는 것들은 다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 예를 들어 대용량 기저귀는 박스 안에 2~3개의 비닐 패키지로 별도 포장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박스를 아예 마트 셀프 포장 코너에 두고 온다. 스티로폼 팩 등에 들어 있는 과일이나 야채의 경우는 장바구니에 옮겨 담은 뒤 용기를 버리고 오는 것도 방법이다. 가전제품 포장용 박스와 스티로폼 역시 마찬가지. 이사 갈 때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이사 갈 때까지 그냥 접어둘 것.

#버리는 법도 알아야

백만 번 고민하다 버려야 할 것과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을 결정하는 데까지는 성공했는데 막상 버리려니 어떻게 버려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분리수거 통까지 들고 나갔는데 경비 아저씨와 실랑이가 벌어져 다시 들고 들어올 때도 있다.

이불은 분쟁의 소지가 많은 것 중 하나. 원칙적으로 솜이불은 재활용이 안 되는 품목인데 의류 재활용함에 내놓거나 대용량 종량제 봉지에 넣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불은 대형 폐기물로 분류되므로 동사무소에 돈을 낸 뒤 스티커를 발부받아 버린다. 카펫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버려야 한다.

가죽 제품은 원칙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금속 버클 등이 붙어 있는 경우라면 따로 떼내 버려야 한다. 보통 한두 개 정도면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가죽 제품을 대량 버려야 하는 경우라면 마대 같이 생긴 전용 봉투를 구입해 이용해야 한다.

투명한 순수 유리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유리는 수거 후 재활용 위탁 업체에서 녹여 원료 처리를 한 다음 유리로 재활용한다. 하지만 이물질이 섞인 유리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유리 그릇이나 컵 등을 재활용품으로 내놓을 때는 비닐로 두어 번 싸서 겉 표면에 '유리 제품'이라고 써놓아야 환경미화원이 운반.수거할 때 손을 다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산산조각난 유리라도 순수 유리 재질이라면 재활용이 가능하고, 큰 식탁 유리나 창문 같은 경우에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사기 그릇이나 내열 유리는 재생산된 유리 종류이기 때문에 재활용할 수 없으므로 마대봉투에 넣어 버린다.

알루미늄 제품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코팅된 철은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벗겨진 법랑 냄비 등은 마대봉투에 넣어 버린다. 손잡이가 플라스틱인 경우엔 손잡이와 냄비 부분을 분리해 플라스틱은 재활용품으로 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정미경 레몬트리 기자 beautyst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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