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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려면 반발만 앞서가라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리더란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이라도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는 벤처기업, 특히 인터넷 벤처기업의 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기도 하다.

동영상 포털의 선두업체인 다모임의 이규웅 대표는 "직원들이 반발 앞서가는 뭔가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 인터넷

이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와 경제학과 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이후 세간에서 '꿈의 직장'이라고 부르는 산업은행에 입사했다. "자금부에서 근무했는데 다소 '비현실적'인 조 단위의 숫자를 전산을 통해 매일 다뤘습니다. 일도 열심히 했고 인정도 받았지만, 정말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90년대 초 당시, 유통혁명이 일어나며 월마트가 급성장 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신유통망이 나올 것으로 예상, 유통과 관련된 전산회사로 옮겼습니다. 이후 시스템통합(SI) 업체에서 부가가치망(VAN)과 관련한 업무를 했습니다."

그러나 전근대적인 유통관행에서 전산화의 길을 멀었다. "결국 예측대로 흘러가긴 했지만, 생각이 다소 빨랐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친구와 의기투합해 1999년 다모임을 창업했지요."

그런데 창업하자마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아이러브 스쿨'이 큰 인기를 얻고 있었다. "대신 저희는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를 만들었습니다. 인터넷에 재학생 동창회를 연 거죠. 하지만 세상엔 '아류 사이트'로 각인됐습니다. 이에 SK에 인수되기 전의 싸이월드와 공동으로 사업을 전개, 2002년부터 2004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했지요."

그런데 2004년 싸이월드가 SK에 인수되면서 사업이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뭔가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때 시작한 것이 동영상 서비스였다.

# 동영상

다모임은 현재 동영상 포털 아우라(www.aura.co.kr)와 엠엔캐스트(www.mncast.com) 등을 운영한다. 특히 지난 3월 인수한 엠엔캐스트는 플래쉬 기반의 동영상 사이트로 동영상의 배포와 공유가 매우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주간 고유방문자(unique visitor)가 600만명에 달하며, 하루 평균 플레이어뷰(인터넷에서 동영상이 재생된 횟수)가 1400만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업계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인터넷 매트릭스가 집계한 수치"라고 소개했다.

"처음 동영상 서비스를 하자고 아이디어가 올라왔을 당시만 해도, 저는 반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과 다각도로 토론하는 과정에서 제 의견을 접었습니다. 고집을 꺾고 남들보다 반 발짝 앞서 시작한 결과, 지금의 성과를 내게 된 것이지요."

그는 인터넷 기업에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실무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인터넷 기업은 너무 앞서가도 실패합니다. 적당한 타이밍으로 '반 발짝'만 먼저 가야 합니다. 인내심을 갖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 두발 앞서가는 생각들은 적절히 막아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꿈을 물었다. "미국의 대표적 동영상 업체인 유투브만 봐도 핵심고객의 15%은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입니다. 이런 경우를 봐도 알 수 있지만, 동영상엔 문자의 장벽이 거의 없습니다. '한류'에 발 맞춰 저희 동영상 서비스를 아시아로 넓혀가겠습니다. 우리나라 4500만명 시장은 저희에겐 너무나 좁습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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