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민박협회 출범 현안 공동 대응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도내 어딜 가도 보이는 게 민박펜션인데 이제서야 협회를 만든 건 늦긴 했지만 다행입니다. 고객과 업주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줬으면 합니다.”

“관광 일번지 제주의 이미지에 걸맞게 교육과 시설 개선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

지난 24일 열린 ‘제주도 농어촌민박협회 추진위원회’ 총회장은 참석한 추진위원들과 민박업주들의 협회 발전과 지원을 바라는 목소리로 한껏 달아올랐다.

토론에서는 고객과 민박업자간 갈등 중재하기, 협회 인스타그램을 만들어 홍보해주기, 민박에서 특산물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하여 농가와 민박 소득에 기여하기, 대기업의 우후죽순격 숙박업 진출 억제 등 협회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크고 작은 의견을 내놓았다.

이날 민박협회 추진위원 총회에서는 협회를 설립하고 고봉수 추진위원장을 초대 제주도 농어촌민박협회 회장으로 선출했다. 각 행정시 지회장으로는 이상헌 제주시지회장, 강민우 서귀포시지회장을 선출했다.

제주도의 민박업체 수는 강원도 다음으로 많다. 행정시별로는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집계한 제주지역 농어촌민박업체는 5790개소, 1만4622실에 이른다. 10년 동안 업체 수는 4배, 객실 수는 2.6배 증가했지만, 민박업자의 권익을 대변하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시설 및 서비스를 지도, 지원하는 협회나 단체는 유명무실했다.

민박업주들은 2015년부터 가족여행, 체험활동, 한달 살기, 1년 살기 등 제주도의 정체성을 살리는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여행객들의 수요에 맞춤 대응해 왔다. 코로나 기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민박을 찾았지만 올해 들어 대규모 숙박업소의 가격 인하, 해외관광객 증가, 항공료 및 물가 인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민박업주들 스스로 홍보 및 시설 개선, 서비스 향상 등으로 운영해 왔지만 자구책만으로 버티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공동 대응과 지자체 지원에 필요한 시점에 협회 출범은 반가운 비소식이었다.

고봉수 신임 회장은 “농어촌민박업을 영위하는 회원과 함께 숙박시설의 질을 높이는데 힘쓰겠다. 제주 해외 직항 노선의 이점을 살려 일주일살기, 한달살기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SNS와 숙박플랫폼을 통해 외국인이 많이 이용하도록 하겠다. 업주의 권익향상과 사업의 안정화 지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다.

현재 제주도의 민박업 종사자는 2만 명에 달한다. 관광숙박산업에서 사업자가 가장 많은 업종이 된지 오래다. 민박은 마을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관광업이다. 규제와 불법업체 단속 중심에서 벗어나 농어촌 민박업 활성화와 서비스 향상을 위해 제주도 관련 부처와 협회 간의 업무 협조가 필요하다.

강민우 서귀포지회장은 “여력이 없어 방치돼 있는 마을회관을 지역주민과 연계해 농어촌체험, 로컬푸드 판매의 장으로 활용하고, 귀촌 희망자의 길라잡이가 되어 귀촌 인구를 늘리겠다”며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협력하여 마을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농어촌민박협회는 사단법인 한국농어촌민박협회 제주도지부를 겸하게 된다. 한국농어촌민박협회는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의 인가를 받아 운영되는 사단법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