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5/27/9e295845-1b14-4f1c-81eb-55a621715788.jpg)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악동예이(樂同禮異)’라는 말이 있다. 음악은 ‘동(同, 함께)’ 즉 관계의 평등화와 일체화를 위한 것이고, 예의는 ‘이(異, 달리)’ 즉 관계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평소 스승님을 나와 차별 지어 높이 모시는 게 ‘예(禮)’의 정신이고, 함께 축구경기장에 갔을 때는 어깨동무하고 한 목소리로 응원가를 부르는 게 ‘악(樂)’의 공능인 것이다.
![必:반드시 필, 使:하여금 사, 反:반복할 반, 和: 화답할 화. 반드시 반복하게 한 후에 함께 하시다. 23x68㎝.](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405/27/cfb18923-f439-40fc-b76e-bb854dac1049.jpg)
必:반드시 필, 使:하여금 사, 反:반복할 반, 和: 화답할 화. 반드시 반복하게 한 후에 함께 하시다. 23x68㎝.
공자는 예도 중시했지만, 함께 누리는 음악도 무척 중시했다. 상대가 노래를 잘하면 반드시 반복하여 부르게 하고, 따라 배우면서 함께 불렀다. 맹자도 왕을 향해 “혼자 음악을 즐기는 것과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 중, 어느 게 더 즐거울까요(獨樂樂, 與人樂樂, 孰樂)”라고 말하며 음악을 백성과 함께 즐길 것을 권하였다. 그러면서 왕이 음악을 즐기는 것 자체를 백성이 원망하며 싫어하는 경우를 최악의 상황으로 보았다.
“보내고 한 세월을 방황할 동안, 창문엔 달빛조차 오지를 않네.…” 김지향 작사의 가곡 ‘기다림’의 일부분이다. 함께 할 사람이 없는데 달이 다 무슨 소용! “여보! 요새 핫한 신곡 뭐 있어? 당신이 먼저 불러봐, 내가 따라 부를 게.” 바라보는 두 눈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부부이다. 함께 노래 부르는 곳이 곧 천국인 것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